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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주말 종료 …최종 보고서 문구 조율 중

등록 2015.10.21 00:01:00수정 2016.12.28 15: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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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5일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시노드 오후 토론일정을 마친 후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201510.06

【바티칸=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5일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시노드 오후 토론일정을 마친 후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201510.0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로마교황청의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가 3주간의 격론을 마무리짓고 이번 주말 종료된다.지난 4일 개막해 이혼, 재혼, 피임, 동성애, 교회내 여성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여온 시노드는 24일 최종 토론보고서를 교황에 제출하게 되며, 25일 교황 주재 미사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시노드 종료를 앞두고 과연 최종 토론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가톨릭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노드에 참가한 주교,대주교,사제,일반신자 270여명은 현재, 교황에 24일 제출할 최종보고서의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문장 한 구절 한 구절마다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지난해 시노드에서는 중간보고서에  "동성애자들도 기독교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은혜(gift)와 재능(talent)을 지니고 있다""동거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등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지만, 최종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채택되지 못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를 끝내는 종료미사에서 "신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가슴을 열게 해준다"면서 "씨앗을 뿌렸으니 내년(2015년) 10월 시노드 회의 때까지 인내를 갖고 지켜보자"고 밝힌 바있다.

 올해 시노드는 시작 전부터 폴란드출신 가톨릭사제의 동성애자 커밍아웃부터, 보수성향의 대주교 13명이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 "미리 정해진 결론에 토론을 짜맞추고 있다"식의 비판을 제기하는 등 유난히 파란이 많았다. 그만큼 시노드에 대한 관심과 갈등이 첨예하다는 사실을 나타낸 셈이다.

 AP통신은 시노드의 토론 분위기가 지난해보다도 더 자유롭고 활발하게 진행된 것을 볼 때, "벌써 모든 것이 다 변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보도했다.

 아프리카 지역 주교들이 활발하게 토론을 주도했고, 교회가 동성애를 '본질적 장애'로 표현해왔던 것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높았으며, 금기시돼왔던 이슈들을 놓고 매우 자유롭게 토론을 벌인 점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라는 것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파격적일 정도로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에 스스로 놀랐을 정도였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시노드 첫날부터 폴 앙드레 뒤로셰 캐나다 대주교가 "사제 숫자 감소에 대한 대책으로 여성에게 '부제(副祭 ·Deacon)'의 직위를 부여해주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고, 일부 진보성향 주교들은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신의 자식'이란 것을 인정해주자"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바티칸시티=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인 '주교 시노드' 총회에 참석한 주교들에게 이곳은 의회가 아니므로 절충하려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시노드는 지난 4일 시작돼 25일까지 3주간 열린다. 교황이 이날 오전에 열린 회의에 참석해 오픈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2015.10.06

【바티칸시티=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인 '주교 시노드' 총회에 참석한 주교들에게 이곳은 의회가 아니므로 절충하려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시노드는 지난 4일 시작돼 25일까지 3주간 열린다. 교황이 이날 오전에 열린 회의에 참석해 오픈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2015.10.06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노드가 교황청의 기존 입장을 파격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주의 마크 콜리지 대주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 핫 이슈들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당초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고 말했다. 그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다음 일요일(25일)에도 우리의 임무는 끝나지 않으리라는 점"이라면서 "여정(변화)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소속된 예수회 신문인 '시빌타 카톨리카'의 편집장인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바티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 저항과 난관, 긴장의 순간이 있어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며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기쁨도 있다"며 너무 성급한 변화에 대한 기대를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노드 마지막 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미사에서 " 교회는 상명하복의 조직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된 피라미드 조직이다. 맨 아래에는 '신도들에게 봉사하는' 교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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