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단원고 교실 이전작업 첫날…"희생자 기록을 내손으로"

등록 2016.08.08 15:37:45수정 2016.12.28 17:28:5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세월호 참사 희생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억교실 이전 절차가 시작된 8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유가족 및 친구, 시민들이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를 조심스레 정리하고 있다. 2016.08.08.  ppljs@newsis.com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세월호 참사 희생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억교실 이전 절차가 시작된 8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유가족 및 친구, 시민들이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를 조심스레 정리하고 있다. 2016.08.08.  [email protected]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이전작업 첫 날인 8일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참여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단원고 건물 2층 복도에 모여든 유가족, 자원봉사자, 416기억저장소 관계자 등 20여명은 기억교실 기록수습·정리 매뉴얼을 받아 숙지했다.

 기록물 전문가 이현정씨는 "오늘 작업은 기억교실 벽과 복도에 부착된 종이기록물을 떼어 상자에 담는 것"이라며 "나중에 이 기록물들은 다시 정리될 것이기 때문에 지정받은 구역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유가족, 자원봉사자 등은 3층 2학년 1~3반 기억교실 앞으로 이동해 검정색 앞치마를 두르고 작업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3개 그룹으로 나눠 한 반씩 맡았고, 에어스프레이로 포스틱, 메모지, A4용지 등 종이기록물에 묻은 먼지를 날린 뒤 붓으로 털어냈다.

 이어 '선배들 무사히 돌아오세요. 보고싶어요', '선생님 사랑해요. 꼭 돌아오세요', '선배가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네. 미안하다 후배들아. 조금만 힘내' 등의 글귀가 적힌 기록물들은 하나 둘씩 떼어졌다.

 자원봉사자 등은 작업과정에서 기록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먼지를 털었고, 교실 벽·창문 등에 붙은 기록물을 정성스럽게 떼어 파일 등에 담았다.

 작업에는 고 이영만(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군의 형 영수(21·대학교 2학년) 씨도 참여했다. 

 이영수 씨는 "기억교실을 옮기게 되면 그건 반쪽짜리 교실밖에 되지 않는다"며 "동생과 그 친구들의 흔적, 기록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길에 함께하고 싶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이전작업 첫 날인 8일, 고 이영만(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군의 형 영수(21)씨가 단원고 3층 2학년 기억교실 창문에서 종이기록물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16.08.08.  lji22356@newsis.com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이전작업 첫 날인 8일, 고 이영만(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군의 형 영수(21)씨가 단원고 3층 2학년 기억교실 창문에서 종이기록물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16.08.08.  [email protected]

 자원봉사자 이수현(25·여·대학원생) 씨는 "대학에서 기록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교실이전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참여하게 됐다"며 "기억교실의 기록물 보존이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 이영만 군의 어머니 이미경(50) 씨는 복도 한 쪽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지켜보며 격려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유가족들이 기억교실 존치를 요구했는데 정부나 교육청은 외면했다. 기억교실을 세월호참사의 역사로 남겨 시민들이 보고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작업은 오후 5시30분까지 진행된다.

 4·16가족협의회와 자원봉사자들은 12일까지 기억교실 10개와 교무실 1개에 대한 종이기록물 수습·정리작업을 하고, 부모들은 11~13일 교실 책상 위에 놓인 희생학생들의 유품·기록을 상자에 담을 예정이다.

 15~18일 책상·의자·교탁 포장에 이어 19일 유가족·시민들의 추모행사(기억과 다짐의 밤)가 진행된 뒤 유품과 기록물, 책상 등은 20~21일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 이전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