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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충격으로 강진 발생?…"가능성 희박, 오히려 줄여줘"

등록 2017.11.20 16: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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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경북 포항시에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6일 포항 북구 대동빌라에서 여진에 의한 2차 사고를 대비해 관계자들이 포크레인을 이용, 빌라 외벽을 제거하고 있다. 2017.11.16.  yes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경북 포항시에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6일 포항 북구 대동빌라에서 여진에 의한 2차 사고를 대비해 관계자들이 포크레인을 이용, 빌라 외벽을 제거하고 있다. 2017.11.16. [email protected]


여진 총 58회…규모 3.0 이상만 6회 잇따라
"본진 발생 후 남은 에너지 조금씩 방출 중"
"작은 지진 주기적 발생, 강진 발생 막아줘"
"본진이 주변 활성단층 자극시 강진올 수도"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포항 지진(본진) 이후 계속되는 여진으로 일각에서는 "또 다른 강진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반박한다.

 여진은 본진 발생 후 단층 주변에 남아있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본진 때 해소되지 못한 에너지가 여진으로 조금씩 방출되면서 그 지역의 응력(스트레스)을 낮춰 또 다른 강진 발생 가능성을 줄인다는 분석이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29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인한 여진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총 58회로 집계됐다. ▲2.0~3.0 미만 52회 ▲3.0~4.0 미만 5회 ▲4.0~5.0 미만 1회 등이다.

 최근 이틀 사이에는 규모 3.5 이상의 여진이 연이어 나타났다. 19일 오후 11시45분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3.5 여진에 이어 약 6시간 후인 이날 오전 6시5분 포항시 북구 북쪽 11㎞ 지역에서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한 것이다. 앞서 15일 오후 2시32분과 4시49분에도 각각 3.6, 4.2 규모의 여진이 나타나기도 했다.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포항고등학교 인근 학원 근처 담장이 무너졌다. 2017.11.15.   0803mks@newsis.com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포항 지진으로 포항고등학교 인근 학원 근처 담장이 무너졌다. 2017.11.15. [email protected]


  여진은 규모나 횟수가 각기 다르지만, 길게는 수년 혹은 수십 년까지 지속된다. 지난해 9월12일 오후 8시32분께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인한 여진은 1년2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횟수도 이날 오후 2시까지 640회에 달한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으로 인한 여진 역시 수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진이 계속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더 큰 지진이 오는 게 아니냐는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모 4 이상의 큰 여진이 지속해서 발생하지 않는 한 여진으로 인한 강진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본진이 발생한 지역의 에너지를 조금씩 방출시켜주면서 그 지역의 추가 강진이 올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여진은 에너지 방출량이 작기 때문에 다른 단층을 자극해서 활성화하게 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진의 횟수가 잦은 건 규모 5.4 본진이 방출하고 남아있는 에너지를 조금씩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진으로 본진이 일어난 지역의 응력이 추가로 풀리면 같은 지역의 강진 발생 가능성도 줄어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금 나타나는 규모의 여진들은 쌓인 에너지가 해소되는 과정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지역의 쌓인 응력이 해소됐다"며 "여진으로 추가 해소 과정을 거치면서 그 지역에 다시 강진이 일어날 확률은 확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우리나라는 400년 가까이 응력이 누적됐다가 경주와 포항 지진으로 응력이 풀렸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못한 응력이 많다"면서 "여진처럼 계속 조그만 지진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게 오히려 강진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짚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 규모 1마다 32배 에너지가 차이가 난다"며 "규모 5.4의 지진 위력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규모 4.4의 지진이 같은 자리에서 32번 발생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이어 "규모 2~3 여진의 경우 한 자리에서 수천 번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여진으로만 다른 강진을 이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포항=뉴시스】박준 기자 =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해 갈라진 포항의 한 도로. 2017.11.15  june@newsis.com 

【포항=뉴시스】박준 기자 = 지진으로 인해 갈라진 포항의 한 도로. 2017.11.15 [email protected]


 다만 본진이 발생하면서 방출된 에너지가 응력이 쌓인 다른 단층을 자극했을 경우 경주나 포항 근처의 다른 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홍 교수는 "포항은 지난해 경주지진 발생 이후 지진 위험지역으로 얘기가 나왔던 곳이다. 이후 1여 년 만에 지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항 지진이 발생하면서 응력이 전이된 지역과 경주 지진 이후 응력이 전이된 지역 중 중첩되는 지역들이 있다"며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5.4의 본진이 발생하면서 방출된 에너지가 주변 단층을 건드렸다면 충분히 큰 지진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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