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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방한 대책 허술…"역대 최악 개회식될 듯"

등록 2018.02.03 10:52:34수정 2018.02.03 12: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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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지난해 11월4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2017 드림콘서트 인 평창' 행사가 수만 명의 10대 아이돌 그룹 팬들이 지붕도 없는 관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소녀 팬들이 추워서 담요를 걸치고 있다. 2017.11.04.  photo31@newsis.com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지난해 11월4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2017 드림콘서트 인 평창' 행사가 수만 명의 10대 아이돌 그룹 팬들이 지붕도 없는 관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소녀 팬들이 추워서 담요를 걸치고 있다. 2017.11.04.   [email protected]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개막까지 6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가장 먼저 치를 시험은 지붕없는 평창올림픽스타디움(개·폐회식장)에서 개회식을 치러내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추운 곳인 대관령의 허허벌판에 철재로만 지은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이 잠실야구장처럼 지붕 없이 지어진 탓에 2월 엄동설한의 북극한파에 치명적인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 맞은편의 황태덕장이 대관령의 추위를 가늠케 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개막일(9일)의 밤 기온은 영하 10~12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회식 시작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기온은 곤두박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일 오후 7시 기온은 영하 7.5도였고 체감온도는 영하 11.1도였다. 본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8시에는 영하 8.9도까지 내려갔고 오후 9시에는 영하 10.4도까지 떨어졌다. 집으로 귀가할 오후 10시에는 영하 12.1도까지 곤두박질했다.

 대관령의 특성상 영하의 기온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살인적인 칼바람이다. 칼바람에 살갗이 노출되면 1분도 버티지 못하고 벌벌 떨게 된다. 제대로 된 방한복과 방한화 등을 갖춰 입지 않아 칼바람에 노출되면 저체온증과 동상 등의 한랭질환의 위험성에 노출된다.

 대관령은 해발 772.4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바람과 안개, 기온 등 고산 기후의 특성이 나타나는 곳이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은 건설 초기부터 완공 이후까지 이 같은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도 뾰족한 방한 대책이 없다는 데 심각성이 더해진다.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18일 앞둔 지난달 22일 오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관중석에 눈이 내려 쌓이면서 관중석 본래의 오렌지 색깔이 눈에 뒤덮여 안 보이고 메인 무대에는 공연이 어려워질 정도로 순식간에 눈이 쌓이고 있다. 2018.01.23. photo31@newsis.com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18일 앞둔 지난달 22일 오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관중석에 눈이 내려 쌓이면서 관중석 본래의 오렌지 색깔이 눈에 뒤덮여 안 보이고 메인 무대에는 공연이 어려워질 정도로 순식간에 눈이 쌓이고 있다. 2018.01.23. [email protected]

평창조직위는 방한 대책으로 오각형 모양의 평창올림픽스타디움 가운데 관람석 뒤쪽에 투명 플라스틱으로 벽을 만들었다. 이른바 방풍막이다.

 하지만 뉴시스 취재 결과, 방풍막의 효과는 미약할 것으로 보였다. 화장실과 쉼터 이용의 이유로 출입문이 자주 열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람객이 4~5시간 동안 앉아 있을 관람석 위쪽은 여전히 지붕이 없이 뻥 뚫려 있고 좌우측과 앞쪽에서 들이닥칠 칼바람을 막아낼 어떤 장치도 없었다.

 방풍막이라지만 살을 베는 듯한 고통을 느낄 정도의 칼바람을 100% 막아내기엔 역부족해 보였다.

 히터 40개와 난방 쉼터 18곳을 갖춘다고 하지만 이 또한 뾰족한 대책이 못 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3만5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관람석이 좁게 지어져 자칫 자리 이동이 잦을 경우 관람객의 개막식 관람을 방해하게 되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무릎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 방한 용품 6종 세트는 기념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의무실 5곳과 응급의료인력 165명을 배치하겠다는 대책은 역설적이게도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자의 발생을 인정하는 셈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교통약자에게는 진부역과 대관령주차장 등에서 사전 보완검색을 실시해 대기 시간을 줄여주겠다는 것 역시 사실상 효과가 없긴 매한가지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입장부터 퇴장까지 실외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방풍막이 설치된 개폐회식장의 모습. 여전히 지붕은 없다. 대관령의 살인적인 칼바람에 노출돼 있어 관람객이 4~5시간 동안 바람과 맞서야 한다.  photo31@newsis.com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방풍막이 설치된 개폐회식장의 모습. 여전히 지붕은 없다. 대관령의 살인적인 칼바람에 노출돼 있어 관람객이 4~5시간 동안 바람과 맞서야 한다.   [email protected]

고정 및 이동형 매점 22개에 따뜻한 음료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은 불편에 따른 불만만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 물건 구매는 오직 현금과 비자(VISA) 카드만 가능해서다.

 특히 보안문제로 보온병과 텀블러를 반입할 수 없는 것도 불만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음료제품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파트너 업체의 제품만 판매되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키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관람객 대부분은 이 같은 유의사항을 잘 모를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조직위의 홍보가 부족한 탓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평창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추운 개회식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평창조직위는 3일 오후 8시부터 자원봉사자 및 출연진 가족, 유관기관 관계자, 개최도시 주민 등 2만여명을 초청해 평창올림픽 모의 개회식을 진행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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