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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 2년차 '미국 우선주의' 외교 본격 시동

등록 2018.05.10 10:15:01수정 2018.05.10 10: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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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이후의 다자 외교·국제 통합주의 거부

임기 초엔 트위터·성명 위주였지만 구체적 행동 돌입

주요 동맹 관계 파열 우려

【테헤란=AP/뉴시스】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항의하며 트럼프의 사진을 태우고 있다. 2018.5.10.

【테헤란=AP/뉴시스】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항의하며 트럼프의 사진을 태우고 있다. 2018.5.1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년차 들어 외교 영역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동맹국들과의 의견 충돌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

 이전까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자국 위주의 정책이 주로 무역 이슈에 머물렀다면 최근들어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트럼프는 6월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기조에 쐬기를 박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역시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보좌진 상의 없이 전격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제안을 수용하고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CNN방송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달 사이 내린 결정들과 앞으로 몇 주 안에 추진할 조치들이 세계 무대를 그가 그린 모습으로 형성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지속된 지정학적 힘을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정치외교 경험이 없지만 미국 대통령으로서 광범위한 외교적 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기존의 보좌진이나 관습을 과감하게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잘못된 것으로 치부한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동안 벌일 '외교적 도박'이 얼마나 지대한 결과를 낳을 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그가 전 세계적인 갑론을박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함부르크=AP/뉴시스】2017년 7월 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18.5.8.

【함부르크=AP/뉴시스】2017년 7월 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18.5.8.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취임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외교정책 역시 자신의 대선 공약인 '미국 우선주의'를 반영하는 쪽으로 개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임기 초 그의 발목을 잡던 고위 고문들을 옆으로 제쳐 놓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계의 외교안보 베테랑들의 우려에도 개의치 않며 세계를 향한 자신만의 접근법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포드대학 산하 국제안보협력센터(CISC)의 에이미 제가트 국장은 "이제 우리가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완전한 트럼프'(the full Trump) 시기에 진입한 것 같다"며 "힘있고 속도도 빠르지만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헤더 콘리 부소장은 "집권 1년차엔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트윗을 날리거나 성명을 내면서도 행동은 매우 적었고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콘리 부소장은 "집권 2년차엔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 결정을 내리는 데 훨씬 편안해졌다"며 "이른 바 전문가들이 '이 건 잘못됐다'고 말할수록 그 일을 해야 겠다는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파리 기후협정 탈퇴 등의 국제협정을 파기함으로써 2차 대전 이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가 선호해 온 다자 외교와 국제적 통합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작년에 이뤄진 일련의 조치가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국제무대 등판을 알리는 일이었다면 올들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여파가 큰 결정들이 속전속결로 대담하게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는 이날 국무장관 취임 선서를 했다. 2018.05.03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는 이날 국무장관 취임 선서를 했다. 2018.05.03

동맹들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에 반발하고 있다. 유럽국들은 트럼프의 행보가 서방의 신뢰를 저해하고 동맹을 분열시킬 거라고 경고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들 역시 미국의 계속되는 무역 압박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메리칸대학의 제임스 골드가이어 교수는 "장기적 결과를 야기할 일방적 결정을 이슈에 대한 약간의 이해만 갖고 내리고 있다"며 "그로썬 대선 공약 이행과 오바마 유산 청산이라는 본인에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란 핵협정 폐기는 중동 평화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핵협상, 미국과 유럽의 관계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FT는 트럼프가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가장 가까운 동맹들의 조언을 비웃으며 JCPOA 탈퇴를 강행했다며, 미국이 동맹들에게 '룰 브레이커'(Rule breaker)의 규칙'을 따르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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