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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올림, '반도체 백혈병' 중재안 합의 협약…"연내 보상 시작"

등록 2018.11.23 11: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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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중재안 조건없이 수용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사과문 낭독..."진심으로 사과...보상안 이행"

삼성전자, 산업안전보건 발전 기금 500억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

지원보상위, 12월 초 사무국 개설...빠르면 연내 지원보상 시작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협의 협약식에서 김기남(왼쪽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2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협의 협약식에서 김기남(왼쪽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2007년 고(故) 황유미씨 사망 이후 논란이 불거진 삼성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논란이 11년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고 지난 1일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삼성과 반도체 피해자간 분쟁은 최종적으로 종결됐다.

이날 중재안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부문장(사장)은 반올림 피해자 앞에서 준비된 사과문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공식 사과했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며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동안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 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중재안에 따라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고, 지원보상을 받은 반올림 피해자에게 개별적으로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고 황유미씨 아버지이자 반올림 피해자 대표를 맡고 있는 황상기씨는 "오늘 삼성전자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자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받아들이겠다"며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마련된 안을 통해 보상 대상을 기존 삼성전자 기준보다 대폭 넓히고 반올림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포괄하게 되서 다행"이라며 "다만,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여전히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향후 보상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정부와 국회에 "안전보건에 관한 사업주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법제도를 도입해달라"며 "대기업들은 솔선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향후 피해자의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하기 위한 제3의 기관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법무법인 지평으로 합의했다. 법무법인 지평은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속한 법무법인으로 양 당사자 모두 1순위로 지명했다.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맡게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처음부터 김 위원장을 지명했지만, 고사하면서 합의가 지연되는 등 위원장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위원장은 조정위가 종료됨에 따라 향후 운영되는 지원보상위원회는 새로운 위원장을 모시는 것이 좋겠다고 완곡히 고사했지만, 새로운 위원장 지명에 합의하지 못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재요청을 뿌리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반올림과 삼성전자가 보내준 신뢰를 거울 삼아 지원보상을 실행해 나가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출연한 산업안전보건 발전 기금 500억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해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산재예방 사업에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정부를 믿고 막중한 임무를 맡겨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삼성전자와 반올림 피해자 여러분의 숭고한 뜻에 어긋나지 않게 기금이 잘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곧바로 실무팀을 꾸리고, 양 당사자 및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기금운용 및 활용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을 기점으로 조정과 중재는 막을 내리고, 합의이행을 위한 업무는 법무법인 지평과 지원보상위원회로 넘어간다.

삼성전자와 법무법인 지평은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자 지원보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곧바로 지원보상 사무국을 개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지평 관계자는 "지원보상 준비와 사무국 개소에는 최소한 2~3주가 필요하다"며 "최대한 서둘러 12월 초에 사무국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안에 지원보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협약식에는 반올림 측에서는 관계자와 피해자 및 가족 20여명이, 삼성 측에서는 김기남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과 정강자, 백도명 위원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고용노동부 안경덕 노사정책실장과 안전보건공단 박두용 이사장이,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한정애 의원이, 정의당에서는 전 원내대표인 심상정 의원과 현 원내대표인 이정미 의원이 참석해 이번 합의의 의미를 더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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