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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고 욕 먹고' 조국, 野 거센 공세에 혹독한 국회 데뷔전(종합)

등록 2019.09.26 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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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대정부질문 시작부터 고성·퇴장·외면 퍼포먼스

조국 향해 "법무부" "전 민정수석" "관계자" 등 호칭 생략

문희상 국회의장에 지적받았지만 "피의자"로 호칭 이어가

한국당, 시종일관 야유 vs 민주당, 박수 보내며 응원 일색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19.09.26.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19.09.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이재은 윤해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 후 처음 출석한 국회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26일 정치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야권으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은 것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당초 예고했던 대로 이날 대정부 질문을 '조국 청문회 2라운드'로 진행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듯 보였다. 신임 국무위원 인사말 순서에 본회의장 연단에 오르자 한국당 의원들의 공세 퍼포먼스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이 등장하자 "범법자", "이중인격자" 등 고성을 질렀다. 본회의장 컴퓨터 모니터에 '조국 사퇴'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붙이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 20여명은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회의장 내 일부 의원들은 의자를 뒤로 돌려 조 장관을 등지면서 일종의 외면 퍼포먼스도 보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고성에 맞서 고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조 장관을 응원했다.

조 장관은 이러한 퍼포먼스 세례 속에서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국민들의 열망인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등을 돌린 채 고성을 지르고 있다. 2019.09.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등을 돌린 채 고성을 지르고 있다. 2019.09.26. [email protected]


인사말이 끝나자 한국당 의원들은 다시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착석했다. 그러나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대정부질문이 이어졌다.

야당의 첫 질의자로 나선 권성동 의원은 조국 장관 임명을 부정하기 위해 조 장관을 호명할 때 '법무부 대표', '조 전 정무수석', '조 교수'라고 불렀다. 권 의원이 중간에 실수한 듯 "우리 조국 장관"이라고 언급했다가 민주당 의원석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권 의원은 조 장관에게 과거 미국 유학 당시 태광산업 장학금을 받고 후에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 탄원을 낸 사실, 조 장관이 스스로 "자유주의자이며 사회주의자"라고 말한 사실 등에 대해 집중 공세를 취했다.

이어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의 질의에 조 장관이 자신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진행 중 검찰 수사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하자 "법무부 장관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의원석에서 "검사가 주 의원에게 보고했냐, 확실하게 짚고 가자"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주 의원은 이에 "(조 장관이) 제 유도신문에 넘어간 것"이라며 검찰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19.09.26.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19.09.26. [email protected]


한국당 의원들이 "뻔뻔하다", "범법행위다"라고 계속해서 야유를 보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맞서 "말꼬리 잡지 말라", "피의사실 유포한 검찰을 색출해야 한다"고 맞서며 고성을 주고 받았다.

다음 한국당 주자였던 김태흠 의원은 본격적인 질의 시작 전 조 장관을 '조 전 민정수석'이라고 부르며 "무슨 염치로 여기 앉아 있나. 뻔뻔하다"고 비아냥거렸다.

박대출 의원은 연단에 서서 조 장관을 호출할 때 "법무부 나오라"고 했고 이러한 발언에 한국당 의원들은 "잘 한다"며 칭찬성 발언을 내뱉었다.

조 장관을 향한 한국당 질의자들의 호칭 공세는 마지막 순서였던 곽상도 한국당 의원까지 이어졌다. 곽 의원은 연단에 올라 조 장관에게 "법무부 관계자 나와달라"고 요구했다.

조 장관이 일어나지 않자 의원석에서 고성 공방이 쏟아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빨리 나가라",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인가"라고 따졌고 민주당 의원들은 "예의가 없다", "장관한테 뭐하는 거냐"고 맞섰다.

보다 못한 문희상 의장은 곽 의원에게 "지금 법무부 관계자를 찾은 것이냐. 우리가 출석에 의결한 사람은 장관 뿐"이라고 경고하며 "법무부 장관 나오라"고 조 장관을 불러세웠다.

곽 의원은 이어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조 장관을 '피의자'라고 칭했다. 그러자 여야는 또 한 번 고성 공방을 주고 받았다. 민주당 김종민·박찬대·정춘숙 의원 등은 "피의자가 아니다. 정정하라"고 항의했다. 곽 의원은 이에 질세라 "압수수색까지 당한 사람이 피의자 아니겠나"라고 쏘아붙였고 정춘숙 의원은 "무슨 피의자냐, 무식하게"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를 한다는 이유로 본회의를 정회시키자 이에 격분한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의원들이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9.09.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를 한다는 이유로 본회의를 정회시키자 이에 격분한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의원들이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9.09.26. [email protected]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석까지 나와 항의했고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를 제지하며 티격태격했다. 문 의원은 두 의원을 향해 "두분 다 들어가라. 도떼기시장처럼 무슨"이라며 상황을 정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원혜영·이춘석·김종민·윤준호·김철민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최근 검찰 수사의 문제점,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조국 그만 감싸라", "검찰 압박하지 마라" 등의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한국당은 오후 4시께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주광덕 의원 질의 때 파악된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찰과의 통화가 탄핵사유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당은 정회를 요청했고 같은 당 이주영 국회 부의장은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협의를 거치라고 지시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에게 절대 협의는 없을 것이라며 의석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는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주영 부의장은 오후 4시30분께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30분 간 정회를 선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책상을 치며 "당장 때려쳐라", "국회가 한국당 것이냐", "규칙을 지켜서 해야 하지 않냐"며 소리쳤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5시가 다 되어 본회의를 속개했다. 문 의장은 "정회는 의사일정 중 하나로 중요한 일정이다. 그런데 3당 합의 없이 정회하는 사례가 생겼다"며 "의장으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유념하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초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9.26.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초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9.26. [email protected]


이날 대정부 질문은 오후 2시부터 5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조 장관은 이 시간 내내 어두운 낯빛으로 야권 의원들의 질의에 대응했다. 국무위원 대기석에 앉아 있을 때에는 불편함에도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 듯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췌한 모습으로 변해 보였다.

다만 조 장관은 김철민 민주당 의원이 질의에서 본인이 딸 아이의 생일케이크를 챙겨주는 사진을 보여주며 아버지로서의 위치에 대한 공감을 나누려 하자 순간 눈가가 촉촉해지는 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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