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핵인싸 격전지]'靑 출신 대결' 강서을…진성준 "네박자 일꾼" vs 김태우 "정권 저격수"

등록 2020.04.09 06:5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진성준 "당·정·청·국회서 두루 쌓은 경험과 경륜"

"코로나19 전쟁 치르는데 조국 소환 우스운 일"

김태우 "文정권 심판하고 지역 경제도 살릴 것"

"조국 혼낸 거 잘했다, 박살내라는 말 많이 들어"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진성준(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가양5단지 아파트 앞과 양천향교역 사거리에서 각각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진성준(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가양5단지 아파트 앞과 양천향교역 사거리에서 각각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한주홍 류인선 기자 = 서울 강서을은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이 지역 수성을 외치는 미래통합당이 맞붙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어제의 동료들'이 대결을 벌이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인 진성준 민주당 후보가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통합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활동했던 김태우 후보를 '청와대 저격수'로 전략공천했다.

◇진성준 "당·정·청·국회 경험 갖춘 네박자 일꾼…'조국 프레임' 식상"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5단지 주공아파트 정문 앞에서 출근인사를 하는 진 후보는 오가는 차들을 향해 연신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진 후보는 매일 오전 7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출근인사를 하면서 강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도 진 후보는 '네박자 일꾼'이라 쓰인 야구점퍼, 운동화 차림으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안녕하십니까. 진성준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진 후보는 이 지역 '재수생'이다. 2016년 총선에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의원에게 석패했다. 지난 4년간의 재수생활은 진 후보에게 지역일꾼으로 거듭날 밑거름이 됐다.

진 후보는 청와대에서 정무기획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경력을 쌓은 뒤 다시 강서을로 돌아왔다. 특히 지난해 3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사임한 이후로는 민주당 강서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1년 동안 표밭을 일궜다.

진 후보는 "(4년 전에 비하면) 주민들의 호응이 훨씬 커졌다"며 "지난번에는 소 닭 보듯이 '쟤는 누군데 왔냐' 했다면 지금은 이웃으로 받아들여주신다. 한결 (반응이) 부드럽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가양5단지 아파트 앞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0.04.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가양5단지 아파트 앞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진 후보는 자신을 '네박자 일꾼'이라고 소개한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당), 서울시 정무부시장(정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청), 국회의원(국회) 등 네 군데서 경험을 두루 쌓았단 의미다.

진 후보는 "강서을은 지역 개발 요구가 아주 큰 곳이고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있다"며 "숙제를 해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중앙정부 지원이나 서울시의 지원이 정책이나 예산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경험과 경륜들이 강서에서 큰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포공항 활성화를 통한 경제관문도시 만들기, 방화동의 건축 폐기물 처리장 이전, 과학기술융복합대학원 유치 등이 진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다.

묵묵히 재수를 한 데 대한 지역 주민들 반응은 호의적이다. 가양오단지 아파트 앞에서 만난 가양동 주민 백모씨는 "오랫동안 봐왔다. 잘하고 있다. 이번에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후보와 겨룰 상대는 청와대에서 일했던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 출신의 김태우 통합당 후보다. 김 후보는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등을 고발한 '청와대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다시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했다.

이에 대해 진 후보는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마당에 조국을 소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우스운 일"이라며 "조 전 장관이 출마한 것도 아니고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 아니냐. 난데없이 조국 이야기를 꺼내든 것 자체가 정치적 공격 소재가 전혀 없으니까 (그런 거다). 소뼈를 울궈먹듯 재탕, 삼탕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가양5단지 아파트 앞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가양5단지 아파트 앞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김 후보에 대해서도 "선거에 전선을 형성하고 프레임을 만들어보고자 저격수를 내보냈는지 모르지만 폭로 자체의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며 "김 후보도 정권 심판론, 청와대 저격수를 자임하더니 최근엔 본인도 지역일꾼이 되겠다고 전략적 수정을 하더라"고 말했다.

진 후보는 코로나19가 위중한 만큼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소식도 못했다. 이런 조용한 기조를 끝까지 유지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유세차나 율동 등 시끄러운 선거운동은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주로 도보유세를 통해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는 방식이다.

그는 "누가 지역과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평가하시리라 믿고, 주민들의 평가를 기다리면서 조용하게 차분하게 선거를 치르려 한다"고 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는 진 후보가 김 후보에 비해 우세하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 대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진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방화동 주민인 한 50대 여성은 "누구를 찍을지 아직 정하진 못했다"면서도 "지난 선거 때는 한국당을 찍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현 정권이 수습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내가 조국 심판, 문재인 심판…초심 잃지 않을 것"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역 사거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0.04.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역 사거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김태우 통합당 후보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을 고발해 '청와대 저격수'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통합당이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2월23일에야 강서을에 뒤늦게 둥지를 튼 만큼 매일 눈코뜰 새 없이 강서을 지역을 누비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김 후보는 '용기 있는 소리'라고 적은 '해피핑크'색 점퍼를 입고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고 있었다.

김 후보는 출근하는 이들을 향해 "못 살겠다. 바꿔보자"고 외치면서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이후 '강서 개혁 지역발전 젊은 패기 김태우'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내부 고발자'의 이미지가 강한 김 후보는 원내에 입성해도 이 같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통합당에 들어왔지만 그 안에서도 아부하지 않을 것이다. 당이 옳지 못한 일을 하면 당내에서도 분명히 폭로하고 밝히겠다"고 했다. 또 "공익제보 센터를 당내에 공식 설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경제 실정"이라고 한 김 후보는 공약으로 '경제 살리기'를 앞세우고 있다. 마곡개발이익 환수를 통해 강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공약 등 강서 지역 경제 활성화도 내걸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역 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하는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역 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그는 대검찰청 중수부 범죄수익전담반에서 7년 간 근무한 경험을 십분 살려 "강서구민을 주축으로 단체를 설립해 (마곡개발) 이익금의 불법행위를 밝혀서 가져오겠다"며 "이 단체와 (제가 설립한) 공익제보센터와 전문가 등이 협력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강서을에 두 번째 도전하는 상대 진성준 후보에 비해 '지역 초짜'라는 건 김 후보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는 이를 유튜브로 극복하고 있다. 그는 "제 유튜브가 인기가 많다. 2030 세대들도 제 유튜브를 보고 셀카를 찍자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유튜브 채널 '김태우 TV'는 60만9000명이 구독 중이다. 김 후보는 이곳에 출근 인사, 지역 곳곳을 도는 영상 등과 함께 'n번방 조주빈과 손석희' 같은 시사 영상도 올리고 있다. 김 후보의 '1인 미디어타운 건립' 같은 공약도 유튜버 경험에서 나왔다.

이 지역 현역인 김성태 통합당 의원도 든든한 우군이다. 김 후보는 "김 의원이 주변에 '김태우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와 맞선 김태우' '조국과 싸운 김태우'라는 이미지 역시 득이 된다는 판단이다. 김 후보는 "조국 혼내준 거 잘했다, 정말 고생했다고 손을 잡아주신다"며 "문재인 정권 좀 어떻게 해달라. 국회에 가면 제대로 좀 박살내달라, 조국 같은 게 말이 되냐 그런 말들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 살릴 거냐, 조국 살릴 거냐 하면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게 조국 심판, 문재인 심판"이라고 저격수 이미지를 거듭 부각시켰다. 

정부·여당에 마음이 돌아선 주민들은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마곡동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제대로 된 야당 후보가 당선돼서 지역이 잘못되는 걸 막도록 지원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뽑았지만 마음이 돌아섰다"며 "이번에는 김 후보를 뽑을 계획"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