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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일본인 처', 일본 제국주의와 전쟁의 피해자였다

등록 2020.06.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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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본 여자의 한국 현대사 - 재한일본인 처 인생 이야기'. (사진 = 팩트스토리 제공) 2020.06.0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일본 여자의 한국 현대사 - 재한일본인 처 인생 이야기'. (사진 = 팩트스토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일제강점기에도 국제결혼이 있었다. 흔히 떠오르는 장면은 일본 남성과 한국 여성의 결혼이겠지만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 간의 결혼도 적지 않았다.

재일지식인 윤건차 일본 카나가와대 명예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45년 일본 내 일본 여성과 조선 남성 부부는 5000쌍 정도로 추산되고 이중 2000여명의 일본 여성이 남편을 따라 조선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해방 전 조선에 살다가 조선인 남편과 함께 남은 일본인 처는 820명 정도라고 한다. 이들을 '재한일본인 처'라고 한다.

이들 중 절반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에 돌아갔고 절반은 끝까지 한국에 살았다. 한국에 남아 일본 여성으로서, 재한일본인 처로서의 삶은 어땠을까.

전자책으로 발간된 '일본 여자의 한국 현대사 - 제한일본인 처 인생 이야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에 남은 재한일본인 처들은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과 가난 등 역사의 시련을 겪었다. 여기에 '가해자 국가 출신'이라는 차별의 짐이 더해졌다.

이들은 모임을 만들어 서로 도우며 버텼고 한국인을 돕는 봉사활동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한일본인 처 할머니들의 삶과 모습을 기록하는 사진가 김종욱씨는 저자들에게 "이들도 일본 제국주의와 전쟁의 피해자였다. 이제라도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인이) 전쟁 피해 국민으로만 머무르지 않는 과거 청산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2018년 8월 한겨레신문 토요판과 카카오스토리펀딩에 동시 연재된 바 있다.

대표 저자인 박상연씨는 "재한일본인 처의 삶은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며 "이번 취재로 전쟁이 누군가의 인생을 망가트리는데 성역이 없음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일본 여자의 한국 현대사'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재한일본인 처의 이야기를 통해 기존의 편견과 선입견을 깨고 역사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일깨워줄 것이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강민혜·박상연·박희영·서지연 지음, 팩트스토리, 3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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