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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대 회계부정 만연…교육부, 이사장 해임 추진키로

등록 2020.06.04 18: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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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회계 57억 타 계좌로 빼 써…학교법인은 방치

학교 돈 빼돌린 교직원 여럿…사촌 업체 수의계약도

이사장에 책임 묻기…입시·학사 전반 특정감사 예정

[세종=뉴시스]전남 나주에 위치한 고구려대와 학교법인 아신학원에 대한 교육부 회계부분감사 결과 21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교육부는 이 대학법인 이사장에 대한 취임승인을 취소하기로 했다. (자료=고구려대 로고) 2020.06.04.

[세종=뉴시스]전남 나주에 위치한 고구려대와 학교법인 아신학원에 대한 교육부 회계부분감사 결과 21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교육부는 이 대학법인 이사장에 대한 취임승인을 취소하기로 했다. (자료=고구려대 로고) 2020.06.04.

[세종=뉴시스] 이연희 기자 = 전남 나주에 위치한 고구려대와 학교법인 아신학원에 대한 회계부분감사를 실시한 결과 횡령 등 부정·비리가 무더기 적발됐다. 교육부는 아신학원 이사장에 대한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고 조만간 입시·학사 분야까지 넓혀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4월29일부터 5월3일까지 5일간 실시한 고구려대학교와 학교법인 아신학원에 대한 회계부분감사 결과를 4일 이같이 확정해 공개했다.

교육부가 지난 2016년 3월 이후 법인과 대학의 회계운영 전반을 감사한 결과 지적 건수는 교비회계 13건, 법인회계 및 재산관리 6건, 기타 2건 등 총 21건에 달한다.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학생 등록금 등으로 운영되는 교비회계에서 167회에 걸쳐 '교직원 급여 및 학교운영비' 명목으로 57억2251만원을 타 계좌로 빼돌렸다. 법인 이사회는 교직원 급여를 지급할 수 없을 만큼 재정이 악화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회계 정상화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2명을 중징계, 2명을 문책하고 고발키로 했다.

학교 돈을 빼돌린 사례는 한 두 건이 아니다. 이 대학 한 교직원은 지난 2016년 4월과 9월 사무용 소모품과 문구류 등을 구매하면서 실제보다 물품 구입대금을 부풀려 합계 722만1720원을 지급한 후 4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빼돌려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이후 2018년까지 총 8회에 걸쳐 횡령한 금액이 1200만원에 이른다. 교육부는 해당 교직원을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에는 수익사업체 직원이 법인카드로 식비 등 사적 용도 등으로 부당하게 1354만원을 사용했다. 수익사업체 관리인이자 고구려대 소속인 다른 직원도 법인카드로 본인 차량에 주유하는 등 53회에 걸쳐 사적 용도로 359만원을 썼다. 교육부는 모두 법인회계로 세입조치하도록 하고 두 사람 모두 고발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감사 중이던 지난해 5월에는 산학협력단 직원의 횡령 사실도 드러났다. 한 직원이 산학협력단 운영비 계좌에서 3지난 2016년 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75차례에 걸쳐 지출증빙자료 없이 278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횡령한 것이다. 교육부는 해당직원을 바로 경찰에 고발하고 횡령금액을 다시 환수하도록 했다.

이 대학은 경쟁입찰을 거쳐야 할 공사나 물품 구입 등 계약도 수의계약을 하거나 전문건설업 미등록 업체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특히 교직원 A씨가 지난 2017년 사촌이 운영하는 컴퓨터 업체와 계약해 원 금액보다 2043만원을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하도록 수의계약을 지시한 사실도 적발됐다. 수의계약으로 문제가 되는 금액만 합계 9억원에 달한다.

회계감사 도중 A씨가 지난 2017년 겸임교원을 부당하게 채용하고, 자신의 소관 업무도 아닌데 급여수준을 월 40만원에서 월 100만원으로 인상하도록 임용계약서를 변경한 일도 적발됐다. 교육부는 대학에 A씨를 중징계하도록 요구하고 고발키로 했다.

고구려대는 여러 해에 걸쳐 국고지원이 전면 제한됐고 학생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도 일부만 허용되는 재정지원제한대학이다. 부정비리로 이사장이 교체되는 벌칙을 받는 이상 대학기본역량진단 등 정원감축 관련 평가에서도 감점을 받게 됐다.

교육부는 오는 8일 이 대학과 법인의 입시·학사 운영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특정감사를 실시한다. 입시는 학칙 제·개정과 입학전형, 편입학 관련 사항을, 학사는 출석·성적처리 관련 부정 비리가 있는지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지난해 고구려대는 사회복지 관련 학과 재학생들이 요양보호사 교육원에서 한 달에 주말 중 3번만 수업을 들으면 학위를 주고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며 학생을 모집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지원한 학과와 달리 다른 학과로 배정하거나 국가장학금 부정수급 관련 편법을 안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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