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블랙박스]포니, 뉴트로 열풍타고 전기차로 내년 출시
[서울=뉴시스]포니.(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시장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재규어는 2017년 'E타입 제로'를 출시했다. E타입 제로는 1968년 제작된 'E타입'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적용한 전기차다. 러시아 전기차 제조 업체인 애비어 모터스 역시 1967년형 클래식 머스탱을 전기차로 부활시킨 '머스탱 R67 EV'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1975년 포니 출시에 앞서 1974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전시됐던 '포니 쿠페 콘셉트카'가 내년에 전기차로 부활한다.
'포니 쿠페 콘셉트카'는 한국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동양의 작은 나라라고 생각했던 세계 자동차업계를 놀라게 한 모델이다. 현대차는 콘셉트카 발표 1년 후인 1975년 국내 최초의 후륜구동 소형차 '포니'를 출시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알린 대표적 모델이었다. 포니로 인해 한국은 세계에서 16번째로 자동차 고유 모델을 갖게 됐다.
현대차는 1967년 미국 포드 조립 생산으로 자동차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971년 만 2년간을 끌어온 포드와의 합작 협상이 결렬됐고,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차의 실력을 의심한 포드에 분개, 고유모델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승부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서울=뉴시스]포니.(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하지만 디자인부터 난관이었다. 현대차는 유럽의 유명 디자인사를 물색한 끝에 120만 달러의 거금을 주고 이탈 디자인사의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계약했다.
1968년 동업자들과 이탈 디자인을 설립한 주지아로는 당시 30대 중반에 불과했지만 폭스바겐 파사트, 골프, 이탈리아의 알파로메오 쿠페 2000, 페라리 250GT, BMW 3200 CS, 피아트 850 스파이더 등을 디자인한 실력자였다. 이탈 디자인은 BMW, 피아트, 아우디, 베레타, 부가티, 캐딜락, 페라리, 포드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브랜드들을 디자인했고, 현재 주지아로는 이탈리아의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힌다.
현대차는 영국 BLMC 부사장이던 조지 턴불을 영입하고 일본 미쓰비씨, 영국 차량 부품 회사 등과 기술제휴를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1974년 포니를 탄생시켰다. 당시 현대차 직원들은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현장 실습을 하며 신차 개발과정을 어깨 너머로 보고 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콘셉트카 45.(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당시 대우, 기아차에 비해 열세였던 현대차는 '포니' 출시 후 1위로 뛰어올랐다. 포니는 초기 4단 자동변속기로 출발했지만 추후 아이신 3단 자동변속기를 추가했다. 이후 4도어 패스트백, 3도어 해치백, 왜건 등 다양한 파생모델도 나왔다. 포니는 1990년 단종될 때까지 국내외에서 48만8847대가 팔렸다. 2013년에는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유물 문화재로 등록됐다.
세월에 묻혀 사라진 줄 알았던 포니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다시 등장했다. 1974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포니 쿠페 콘셉트카'를 선보인 지 45년만이었다. 현대차가 붙인 콘셉트카의 이름은 '45'. 1974년 포니 쿠페 콘셉트 이후 45년 간 이어진 헤리티지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후면부 C 필러에 내장된 날개 형상의 4개의 스포일러는 과거 포니 쿠페 콘셉트 C 필러의 공기구멍 4개의 형상을 유지했으며, 그 기능을 변형해 고속주행시 움직이도록 디자인됐다.
[서울=뉴시스]콘셉트카 45.(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1월 '45'의 양산형 차량 '포니EV'를 출시한다. 코드명 'NE'를 부여받은 이 차량은 차체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현대(HYUNDAI)'라는 독특한 엠블럼 그리고 실내 디자인에 '포니' 스타일을 재해석한 부분들이 담길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NE'를 앞세워 전기차 전용 E-GMP' 기반 차량 개발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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