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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

등록 2020.07.02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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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에는 꼭대기에 오르고자 하는 많은 애벌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애벌레들은 꼭대기에 가면 좋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서로를 밟으며 어렵게 그곳에 이르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그리고 충만한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지 못한 채 나비가 되지 못한 많은 애벌레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교육도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더 높은 곳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목표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되면 삶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신념을 주입하면서 말이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라는 단기간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소득, 교육, 의료 및 기대수명 등의 측면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제조사 결과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의 행복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으로 30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어가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며 교육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고대 철학자와 긍정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궁극적으로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개인에게 내재된 고유한 특성이 발현될 때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대한민국이 더 행복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먼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교육은 학생들에게 삶의 의미를 탐색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행복에 대한 정의 중 하나가 '삶에 대한 의미를 통해 느끼는 심리적인 만족'이므로 학생들은 자신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추구하는지 탐색하고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며 과거와 현재의 경험은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이며 이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한 삶을 꾸려 가는데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또한 행복한 개인을 기르고 행복한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모든 학생이 저마다의 고유한 강점을 지닌 평생학습자로 존중받아야 한다. 평생학습자로서 학생 개개인은 각자 다른 모습과 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누구나 평생에 걸쳐 계발해야 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전 생애에 걸친 학습을 통해 강점을 기반으로 하여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주요과목에 대한 적성이 낮거나 입시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학교라는 공간에서의 수업방식에 흥미가 없어서 혹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환경적인 지원이 적다는 이유로 이들이 가진 강점과 학습권에 대한 관심이 적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한편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은 개인 및 국가의 심리자본과 사회자본 축적을 교육의 목표에 포함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교육은 지식과 기술 습득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 아동청소년기에는 교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자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성인기에는 직무와 관련된 지식과 기술 습득에 집중한다.

그러나 학술연구 및 정책연구 결과들은 행복 수준 향상을 위하여 심리자본과 사회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희망, 자기효능감, 회복 탄력성, 낙관성과 같은 심리자본과 타인과 사회에 대한 신뢰, 상호호혜의 규범, 사회 참여 및 네트워크와 같은 사회자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행복한 개인이 많아지고 행복한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본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여 교육이 인적자본뿐만 아니라 심리자본 및 사회자본의 균형적인 축적에 기여해야 함을 시사한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는 철학적인 원리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 및 고령화와 같은 급속한 환경의 변화로 삶의 질적 측면인 행복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져 갈 것이다. 더 행복한 개인과 사회가 되기 위하여 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바들이 다소 이상적이고 추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리들이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교육의 현장에서 학생을 바라보는 관점, 교수학습 전략, 교육과정 및 교육평가, 학교 문화 등에 녹아들 수 있다면 교육이 우리 사회의 행복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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