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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코로나 양성 풀어주고 헬기 불시착 잇단 사고

등록 2020.07.0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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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양성을 음성으로 착각해 격리 해제

주한미군 사령관 예비 헬기 불시착 시민 위험

그럼에도 우리측에 유감 표명이나 사과 없어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7.01. ma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7.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주한미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장병들을 풀어줬다가 다시 격리시키는 실수를 범했다. 엔진 고장을 일으킨 주한미군 헬기가 한강공원에 불시착해 공원에 있던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훈련 부족과 준비 태세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 군을 몰아세우던 주한미군 사령관의 태도와는 모순된 것이라 빈축을 사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1일 한미동맹포럼 초청강연에서 한미 연합군의 훈련 부족 문제를 제기하며 내부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당시 "첨단기술과 장비를 모두 갖고 있더라도 이를 사용할 수 있게 군이 훈련되거나 준비되지 않다면 능력도 준비도 갖추지 못한다"며 "어떤 조건에서도 싸워 이길 능력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최고의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상시임전태세)을 저하시키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주한미군 코로나19 지도. 2020.07.03. (사진=주한미군 누리집 캡처)

[서울=뉴시스] 주한미군 코로나19 지도. 2020.07.03. (사진=주한미군 누리집 캡처)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행사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의장 앞에서 이 같이 일갈한 뒤 하루 만에 주한미군이 기강 해이를 드러냈다.

주한미군은 코로나19에 걸린 장병 2명을 행정상 실수로 풀어줬다가 뒤늦게 재격리하는 소동을 벌였다.

미군 전세기 편으로 신규 전입 장병 2명이 지난달 17일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으며 당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의무격리기간 2주 경과 후 검사에서는 반대로 양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주한미군 당국은 행정상 실수로 이들 2명이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판단, 격리를 해제했다. 뒤늦게 실수를 파악한 미군 당국은 해제 후 9시간 만에 이들 2명을 붙잡아 오산 기지 안 시설에 재격리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 미군 블랙호크 헬기(UH60)가 엔진결함(추정)으로 불시착해 있다. 2020.07.0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 미군 블랙호크 헬기(UH60)가 엔진결함(추정)으로 불시착해 있다. 2020.07.02. [email protected]

문제는 주한미군이 이 같은 사실을 2일 오후에야 공식 발표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오산 기지 페이스북 등 누리소통망(SNS)에는 전날 오후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동선 추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지됐었다. 미군 내부에서는 실수가 있었음을 공유하면서도 이를 우리측에는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주한미군 사령부가 공식 발표를 늦게 함으로써 오산 기지 부근 주민들이 코로나19 양성 장병 2명과 접촉해 2차 감염될 수 있는 위험에 처했던 셈이다.

주한미군으로 전입하는 인원들이 거듭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점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주한미군 장병과 직원, 가족 등을 통틀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2명(현역 장병 17명)인데 이들 중 15명이 주한미군으로 신규 전입하기 위해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한 인원이다. 우리 정부로선 코로나19에 걸린 채 입국하는 미군 병력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일에는 주한미군 블랙호크 헬기가 2일 오후 엔진결함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 불시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 미군 블랙호크 헬기(UH60)가 엔진결함(추정)으로 불시착해 있다. 2020.07.0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 미군 블랙호크 헬기(UH60)가 엔진결함(추정)으로 불시착해 있다. 2020.07.02. [email protected]

이날 비상 착륙한 지점에서 20m 되지도 않은 거리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촌 한강공원안내센터도 인근에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헬기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헬기에 탑승하고 이동할 때 함께 이동하는 예비 헬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탑승하고 있던 헬기는 정상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헬기 사고로 우리 시민들이 위험에 처했지만 주한미군은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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