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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켈로그 '첵스 파맛', 민주주의 아이콘 되다

등록 2020.07.09 12: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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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켈로그 '첵스 파맛', 민주주의 아이콘 되다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농심켈로그 '첵스 파맛'이 '민주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끊임없는 요청으로 16년만에 출시되자, 온라인상에선 "민주주의 승리"라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맛의 호불호는 갈리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만큼 소비자들은 다양한 레시피를 내놓으며 호응하고 있다.

첵스 파맛은 2004년 농심켈로그가 진행한 '첵스 나라의 대통령 선거'에서 출발했다. 신제품 체키 출시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다. 당시 농심켈로그는 밀크 초코 맛 '체키'와 파맛 '차카' 중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청했다. 체키가 대통령이 되면 초코 맛을 더 진하게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차카가 당선되면 파맛 첵스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모두의 예상은 빗나갔다. 처음에는 체키에 표가 몰렸지만, "정말 파맛 시리얼을 출시할지 두고 보겠다"며 차카에 투표했다. 실제로 파맛 첵스를 출시해야하는 상황에 놓이자, 농심켈로그는 중복 투표 가능성을 지적하며 자동응답시스템(ARS)과 현장투표를 추가했다. 결국 체키가 당선됐지만, 소비자들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각종 부정선거가 있을 때마다 농심켈로그와 차카를 패러디하며 희화화했다.

하지만 첵스 파맛 출시를 향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첵스 파맛 한 번이라도 좋으니 출시해주세요" "차카 잊지 않겠다" 등의 요청이 이어졌다. 농심켈로그는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곡으로 만든 기존 첵스 제품에 혼합 야채를 첨가하고,경기 여주에서 생산된 대파를 활용해 달콤 짭짤함을 더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첵스파맛 미안 미안해 편' 광고 반응은 폭발적이다. 유튜브 조회수 120만회를 돌파했다. 광고 속 트로트가수 태진아는 '늦어져서 미안합니다'라는 현수막 아래서 히트곡 '미안 미안해'를 열창했다. '추억 속에 남아 후회하기 전에 이제라도 만들래. 파 맛 찾아서, 방법 찾아서 그 약속 지켜야 해. 안 팔려도 너를 위해 약속 지킬래'라는 가사가 웃음을 줬다.

네티즌들은 "파맛 투표한 꼬마가 커서 (농심켈로그에) 입사한 후 추진했다는 게 학계 정설이다" "나중에 손녀, 손자들한테 '라떼는 말이야~파맛 첵스가 있었어. 민주주의는 승리한다'고 말해야겠다" "보고 계십니까 차카님. 우리는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라고 좋아라했다.

물론 맛 관련해서 반응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파맛 첵스는 우유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파 트라우마 생기겠다" "양배추 끓인 냄새가 난다" 등이다. 하지만 스프, 라면, 떡볶이, 계란말이, 돈까스 등에 활용해 먹는 법을 소개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한정판 물량과 현재까지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2주만에 품절됐다. 파맛을 내는 부분이 까다로워서 연구과정이 굉장히 길었는데, 재미있게 봐주고 다양한 레시피를 제안해줘서 감사하다. 시중에 파맛 나는 과자가 많아서 그냥 먹었을 때 부담감이 덜한 것 같다. 정식 출시 여부는 좀 더 추이를 더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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