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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최숙현 선수 사망 전 폭행 사실 알고도 방치했나?

등록 2020.07.09 17:26:36수정 2020.07.09 23: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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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고 최숙현 아버지 첫 민원 접수

12일~17일 5명 전화면담

담당자, "경찰 수사 후 결과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2020.07.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2020.07.02. [email protected]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주시가 폭행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경북도는 최 선수 아버지의 민원에 대한 처리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9일 경주시에 따르면 행안부 복무감찰담당관 3명, 경북도 감사실과 체육진흥과 5명이 지난 8일부터 관련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시에 파견됐다.

고인이 된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가 경주시청에 민원을 접수한 후, 처리 과정과 사고 경위, 선수단 운영 및 관리현황을 파악 중이다.



최영희 씨가 경주시에 첫 민원을 제기한 것은 지난 2월 6일이다.

최씨는 오전 11시께 체육진흥과를 방문했고 과장, 팀장, 주무관 3명이 있는 자리에서 30여 분간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 등의 가혹 행위와 부당대우, 해외 전지훈련비 편취 등을 털어놓았다.

당시 최 선수는 부산시청 소속이었고, 경주시청 선수단은 감독과 함께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이었다. 팀닥터로 불리는 안모 씨도 이미 선수단을 떠난 상태였다.

이에 경주시는 2월 12일부터 최숙현 선수를 비롯해 국내에서 연락이 닿는 다른 선수 5명에게 전화로 팀 내 폭행 등을 조사했다.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9일 경주시 상설감사장에서 행정안전부 복무감찰담당관 3명이 경주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고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7.9.leh@newsis.com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9일 경주시 상설감사장에서 행정안전부 복무감찰담당관 3명이 경주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고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중 일부는 감독이 선수를 폭행·폭언한 행위는 없었으며, 장윤정 선수가 뺨을 때렸다거나 여자선수를 돌아가면서 왕따를 시켰고, 김모 남자 선배로부터 당한 적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선수 2명은 재직하는 동안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분위기도 좋았다고 했다.

현재 이들은 선수 생활을 그만두거나 다른 팀에서 훈련하고 있다.

최 선수는 ‘다른 선수들로부터 주로 따돌림을 당했으며 뺨을 맞은 적 있고, 사이클을 타고 가면 뒤에서 욕을 하는 등 일이 있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숙현 선수의 민원을 접수한 후, 최 선수와 감독 등을 분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이미 부산과 뉴질랜드에 떨어져 있었고 소속도 다른 상태였다”면서 “선수들의 말이 너무 달랐고, 감독 등이 국내에 없어 조사를 계속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관련 조사가 부진한 것을 알고 최 선수는 3월 5일에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 김규봉 감독 등 4명을 고소했다.   

또 감독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 26일 귀국했고 2주간 격리됐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팀 내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0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팀 내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06. [email protected]


당시 대구·경북은 물론 경주지역은 신천지교회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이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수사에 착수하면서 4월 2일 경주시에 협조 공문을 보냈고, 5월 20일 감독 등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감독과 선수들의 자가격리가 끝나면 조사를 시작하려 했으나 경찰에서 협조요청이 와 더는 진행할 수 없었다”면서 “수사기관에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해 1월과 5월에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폭력과 성희롱 등에 대한 설문과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선수들은 모두 구타·얼차려, 모욕적인 성희롱 또는 성폭행 등을 당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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