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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올해 북미정상회담 없을 것…美 중대조치시 비핵화"(종합)

등록 2020.07.10 09: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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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회담 한다면 미국 자랑거리로만 이용될 것"

"美가 대북 적대시 철회해야 북미협상 재개 가능"

"트럼프와 친분보다 北 대응능력 제고 고민할 때"

"미국 위협할 생각 전혀 없어…北 건드리지만 말라"

"비핵화 하려면 상대방 중대조치 동시 취해져야"

【서울=AP/뉴시스】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2019.03.02.

【서울=AP/뉴시스】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연내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일축하고, 미국의 중대조치가 취해져야 북한 비핵화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며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올해 중 조미수뇌회담은 그 가능성 여부를 떠나 미국이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우리가 받아들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용기도 없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아야 또 다시 우리의 시간이나 때우게 될 뿐이고 그나마 유지돼 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쓰레기 같은 볼튼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우리 지도부와의 계속되는 대화만으로도 안도감을 가지게 돼 있고 또 다시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담보되는 안전한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거둬들일 그 어떤 성과도 없으며 기대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대화가 재개돼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협상안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해제 문제를 북미협상 의제에서 제외했다고도 밝혔다.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자리로 다가가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자리로 다가가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김 제1부부장은 "그(하노이 회담) 때에는 우리가 거래 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인민들의 생활 향상을 도모해보자고 일대 모험을 하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조미수뇌회담이 열렸을 때 우리 위원장 동지는 화려한 변신과 급속한 경제 번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제도와 인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도 없는 제재 해제 따위와 결코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분명히 천명했고, 이후 우리는 제재 해제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 의제에서 완전 줴던져버렸다(내던졌다)"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은 나아가 "'비핵화 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 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가 철회되지 않는 한 협상보다는 자위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미 국무성이 대화 의지를 피력하는가 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 지도부와의 좋은 관계를 거듭 밝히며 조미수뇌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마당에서 미국방장관이라는 사람은 CVID(완전하게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운운하며 우리 국가를 향해 '불량배 국가'라는 적대적 발언을 숨기지 않았다"면서 "어쨌든 조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가 좋다고 해도 미국은 우리를 거부하고 적대시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이 토질병으로 돼버린 미국이 지금의 대선 위기를 넘긴다 해도 그 이후 우리를 향해 할 수많은 적대적 행동들을 예견해야 하며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현 집권자와의 친분관계보다도 앞으로 끊임없이 계속 이어질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대응 능력 제고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 전술과 우리의 핵 계획을 조정하면 안 된다"면서 "우리는 미국으로부터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고 그러한 위협을 억제하며 그런 속에서 우리 국익과 자주권을 수호할 전망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실제적인 능력을 공고히 하고 부단히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며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제1부부장은 "회담탁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더 빼앗아 먹겠는가만을 생각하는 미국과는 당장 마주앉을 필요가 없으며 미국의 중대한 태도 변화를 먼저 보고 결심해도 될 문제"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 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확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확대 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함께했다. 백악관이 공지한 2차 북미 정상회담 2일 차 일정은 '양자 단독회담-확대 양자 회담-업무 오찬-합의문 서명식'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02.28.

【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확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확대 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함께했다. 2019.02.28.

이어 "끝으로 며칠전 TV 보도를 통해 본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고 한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해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담화는 미국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과 맞물려 대화 의지를 피력한 뒤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3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9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은 어렵다고 쐐기를 박았다. 북한은 비건 부장관 방한을 앞두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한 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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