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빨아 쓴 고기 논란]”먹는걸로 장난쳐?”...송추가마골, 끝없는 추락

등록 2020.07.10 12:00:00수정 2020.09.23 15:26: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빨아 쓴 고기 논란]”먹는걸로 장난쳐?”...송추가마골, 끝없는 추락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송추가마골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변질된 고기를 소주에 헹군 뒤 새 양념에 버무려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먹는 걸로 장난치면 천벌 받는다"며 등을 돌렸고, 결국 송추가마골은 덕정점 폐점을 결정했다. 카페, 베이커리 등 다른 사업도 타격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송추가마골 김재민 대표는 지난 9일 "송추가마골이 40년 동안 지속 돼 온 것은 고객과의 신뢰"라며 "고객과의 신뢰를 잃은 매장은 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2006년 오픈해 14년간 영업한 송추가마골 덕정점을 2020년 7월10일부로 폐점 조치한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고객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직원관리와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나와 본사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전 매장 육류관리 특별점검, 외부 위생 전문업체 세스코를 통한 매장 불시 위생 및 육류관리 점검, 직원 교육과 함께 식재관리에 필요한 설비 증설 등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은 누그러지지 않았고, 폐점 조치라는 초강수를 뒀다.

전날 JTBC는 유명 프랜차이즈 갈비 업체의 고기 재활용 의혹을 보도했다. 경기도 양주 지점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지난 2월까지 폐기처분 대상인 냉동고기를 소주로 씻어서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업소는 송추가마골 양주 덕정점으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양주시에서 '모범 음식점'으로 지정된 곳이다.

소비자들은 "음식쓰레기를 판매한 송추가마골 불매한다" "송추가마골 폐업 시켜야 한다" "덕정점 가끔 갔는데 고기에서 냄새가 너무 심해서 뱉어낸 후 다시는 안 간다" "송추가마골 모두 직영점인데, 일개 직원의 실수는 아닌 것 같다. 코로나19 한창일 때도 본점은 바글바글했는데 이런 식으로 고객을 기만하느냐"고 분노했다.

송추가마골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동경'은 1981년 10평 규모의 테이블 4개의 '마포갈비'로 시작했다. 현재 송추가마골 9개 매장을 비롯해 송추가마골 인 어반 11개, 송추가마골 반상 4개, 가마골백숙 1개 등 총 33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송추가마골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 소비자들은 SNS 등을 통해 동경 브랜드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아이도 먹었는데 너무 화가 난다"며 "평생 송추가마골은 안 갈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식품업계 소비자 불매운동은 처음이 아니다. 천호식품은 2017년 가짜 홍삼제품을 팔아 비난을 받았다. '6년근 홍삼만을' '6년근 홍삼진액' '쥬아베 홍삼' '스코어업' 4개 제품을 홍삼 농축액과 정제수 외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는다고 홍보했지만 물엿, 캐러멜 색소 등이 나왔다. 이후 김영식 대표가 촛불집회 비하 발언을 해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됐다.

천호식품은 2013년 매출액 718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18년 '천호엔케어'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한 번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429억원에 그쳤다.

이 외에 남양유업, 미스터피자, 아오리라멘 등은 '오너 리스크'로 휘청했다. 오너 리스크보다 타격이 큰 게 "먹거리로 장난치는 것"이라고 식품업계는 입을 모았다. 어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 식품기업은 존재가치가 없다"며 "특히 위생은 민감해 한 번의 실수로도 회생 불가능한 상태까지 추락할 수 있다. 수십 년간 쌓은 신뢰도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귀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