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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식재산권 분야 '국가대표'가 되다...한국지식재산협회 민경현 신임회장

등록 2020.07.19 0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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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현 SK하이닉스 특허담당 임원, 한국지식재산협회 신임 회장에

“유관기관과 적극 소통...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 돕겠다"

"SK하이닉스 지식재산권 역량 향상 위한 좋은 기회”

"중소중견기업 회원사 경쟁력 강화도 핵심 과제”

[서울=뉴시스] 민경현 한국지식재산협회 신임 회장. 사진 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민경현 한국지식재산협회 신임 회장. 사진 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한 4차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밸류체인(Value Chain)이 각종 재화,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에서 기술, 데이터, 브랜드가치 등 무형자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4월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S&P500 시가총액 중 무형자산의 비중이 1975년 17%에서 2015년 84%로 확대됐다. 그만큼 기업에게 무형자산, 즉 기술, 상표, 데이터 등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역시 그간 특허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관련 경쟁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올해 이 같은 노력이 소기의 성과로 이어져,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회사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알리는 낭보가 들려왔다. SK하이닉스 민경현 특허담당이 지난 6월 한국지식재산협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것.

민경현 신임 회장은 "우리나라 민간 지식재산권 분야를 대표하는 막중한 자리를 맡게 돼 부담되면서도 기대도 크다"며 "SK하이닉스 특허담당 임원으로서 회사를 대표하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회장은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지식재산권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다"며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SK하이닉스 위상을 높이고 관련 역량도 키울 좋은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식재산협회(Korea INtellectual Property Association, KINPA)는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보유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특허분쟁 대응 관련 정보 공유를 위해 활동하는 기업협의체다. 회원사는 170개사에 달하며, 지식재산권 관련 정부기관과 유관단체의 카운터파트(Counterpart)로서 관련 정책이나 법률에 기업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회원사의 총의를 모아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는 대한민국 민간 지식재산권 분야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한국, 미국, 중국, EU, 일본으로 구성된 IP5에 소속돼 활발하게 국제 교류를 하고 있다.

민경현 신임회장은 치열한 특허 경쟁 일선에서 쌓은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특허청 등 정부기관, 유관단체와 활발히 교류하며 관련 정책이 더 현실성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식재산권은 학술적인 개념과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쟁점 간 괴리가 큰 분야입니다. 정부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정책 결정 과정이 교과서에 나와 있는 수준일 경우가 많습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니 ‘틀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현실에서는 사업적 배경이나 기관, 기업 간 역학관계(Dynamics)같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죠.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관련 정책과 법규가 현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보다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가 한국지식재산협회의 회장을 배출한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에 대해 신임회장은 ‘SK하이닉스 특허담당 조직에 찾아온 새로운 성장 기회’라고 역설했다.

“개인이 아닌 SK하이닉스 특허담당으로서 회장에 취임한 만큼 회사가 한국지식재산협회의 회장사가 됐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보유 기업들이 SK하이닉스의 역량과 리더십을 인정한 거죠. 그래서 더 의미가 큽니다. SK하이닉스 특허 조직은 오랜 시간 많은 역량과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을 할 기회는 많지 않았죠. 이제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배울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민경현 신임회장은 앞으로 SK하이닉스 특허담당과 한국지식재산협회장의 업무를 병행해야 한다. 두 직책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할 터. 하지만 그는 두 역할이 상충할 것을 걱정하기보다 이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를 더 기대하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민경현 한국지식재산협회 신임 회장. 사진 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민경현 한국지식재산협회 신임 회장. 사진 SK하이닉스

“한국지식재산협회는 참여 기업의 역량과 입장이 천차만별입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섞여 있어 회장으로서는 SK하이닉스의 이익보다는 회원사 전체의 이익을 고려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슈는 회원사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적절히 조율할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직책을 병행할 때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간 SK하이닉스 특허 조직은 SK그룹 내 관련 협의체를 통해 관계사들의 지식재산권 역량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협회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이번 기회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SK그룹 관계사들이 지식재산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경쟁력을 키울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내년은 한국지식재산협회가 사단법인으로 발족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지금까지는 협회 발전을 위해 시스템을 만들고 토대를 닦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 신임회장은 협회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 발전해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몇몇 개인의 리더십으로 이끌어진 단체였다면 이제부터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의사결정을 하고 회원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이런 중장기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구상 중입니다. 가장 큰 방향성은 규모를 확대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입니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나아가 현재 기업 위주로 구성된 협회의 외연을 넓히는 방안도 고심 중입니다. 이 분야는 기업 이외에도 기업의 파트너로서 관련 전문 업무를 하는 서비스업체 등 민간 영역이 매우 큽니다. 앞으로 전체 판을 키우는 의미에서 민간 섹터를 모두 아우르는 더 큰 규모의 단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민경현 신임회장은 특허 분쟁 대응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 회원사의 경쟁력 강화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들의 참여를 활성화해 의사결정 과정에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정보가 부족하고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아직 많습니다. 협회의 존재를 잘 모르는 기업도 있을 정도입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SK그룹 관계사나 협력사의 지식재산권 분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노하우도 축적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관련 조직이 미비한 영세한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SV)를 높이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 풍부합니다. 이러한 역량을 중소중견기업 회원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습니다”

한국지식재산협회는 회원사들의 권익 향상을 목표로 삼는 ‘이익단체’다. 그런 만큼, 정책을 입안하고 법제를 정비하는 특허청, 특허법원 등 정부기관과 대한변리사회 등 유관단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신임회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서로 협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옳고 그름’보다는 ‘어느 것이 기업에 이익이 되는가’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가 많습니다. 정부와 같이 공적인 영역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죠. 하지만 상대방의 영역과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특히 정책 입안자가 현실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정책 목표가 더 효율적으로 달성되고, 또 그것이 개별 기업에는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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