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스잘알]K-1 낭만 파이터에서 UFC까지…격투기의 진화

등록 2020.07.20 06:00:00수정 2020.07.20 10:39: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993년 K-1 시작으로 이종격투기 시대 '서막'

MMA(종합격투기)로의 진화…프라이드·UFC '인기'

최홍만 K-1 활약…정찬성 UFA 페더급 '4위'

마크 헌트(오른쪽)와 브록 레스너

마크 헌트(오른쪽)와 브록 레스너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격투기는 과거부터 세계에서 수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포츠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은 많은 복싱 챔피언을 배출했고,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복싱의 인기가 조금씩 사라질 때쯤, 펀치와 킥을 모두 사용하는 격투기가 등장했다.

서로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맞붙는 이종격투기는 신선했다. 이종격투기 역사상 최초는 아니지만, 1976년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와 레슬링의 안토니오 이노키가 맞붙은 적이 있다.

권왕과 레슬러의 맞대결. 세기의 관심을 이끌어냈지만, 이노키가 15라운드 내내 링 바닥에서 일어나지 않아 역사상 최고의 졸전으로 남았다.

1993년 최고의 무도가들이 자웅을 겨루는 'K-1'이 탄생했다. 킥복싱, 가라테, 쿵후의 첫 글자를 딴 K-1은 체계를 갖춘 이종격투기의 본격적인 시작점이 됐다. 이후 한국에도 상륙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K-1은 복싱과 다른 묘미를 줬다.

상대와의 거리를 좁혀 타격하는 복싱과 달리, K-1은 킥과 펀치로 상, 하체를 모두 공격해 박진감을 더했다. 당시 K-1을 지배했던 선수들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현재는 타격과 함께 레슬링, 주짓수 등 파이트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종합격투기(MMA·Mixed Martial Arts)가 가장 주목을 받는 시대이다.
【서울=뉴시스】 K-1 WORLD GP 2008 IN SEOUL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지난 2008년 8월25일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피터 아츠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K-1 WORLD GP 2008 IN SEOUL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지난 2008년 8월25일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피터 아츠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1의 '낭만 파이터'

마크 헌트는 가장 최근까지도 격투 무대에서 활약한 K-1 출신 파이터이다. 강한 펀치와 맷집을 앞세워 파이팅 넘치를 플레이를 선보였다.

레이 세포와의 노가드 대결, 강타자 제롬 르 밴너를 코너로 몰아 무너뜨리는 장면은 헌트의 경기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헌트는 프라이드 '남제'에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미르코 크로캅을 상대로도 화끈한 경기를 보여줬고, 최근까지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뛰며 마지막까지 상대를 압박하는 경기 스타일로 '상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크 헌트가 대표적인 강펀치의 소유자였다면, 킥에는 '벌목꾼' 피터 아츠가 있었다. 묵직한 하이킥으로 상대를 쓰러뜨린다는 의미로 벌목꾼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아츠는 하이킥과 함께 강력한 로우킥, 스트레이트 콤비네이션으로 한시대를 풍미했다.

아츠는 1994, 1995, 1998년 K-1 월드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극진가라테 마스터 앤디 훅은 화려한 킥 기술이 일품이었다. 뒤꿈치로 내려찍는 엑스킥, 상대의 하단을 공격하는 훅 토네이도는 앤디 훅의 장기였다. 훅은 1990년대 스위스에서는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 훅은 2000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K-1 월드그랑프리에서 네 차례나 우승한 어네스트 후스트, '무관의 제왕' 제롬 르 밴너, 플라잉 니킥의 달인 레미 본야스키도 K-1에서 잊혀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큰 키와 강한 힘을 앞세운 최홍만도 K-1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진짜 무서운 싸움' MMA의 시대 도래

K-1 시대가 저물면서 종합격투기 시대가 왔다. 입식타격인 K-1과는 달리, 종합격투기는 그라운드 기술도 필요하다. 킥복싱은 기본이고, 주짓수, 레슬링 등의 기술이 더해진 것이다.

화끈한 경기 스타일, 조금 더 잔인한 경기로 인해 큰 호응을 얻었다. 대표적인 단체는 '프라이드'였다. 프라이드에서 독보적인 선수는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였다.

삼보와 유도로 다져진 효도르는 '링스'에서 종합격투기 무대에 뛰어들었다. 2002년 프라이드에 데뷔한 효도르는 세미 슐트, 히스 헤링,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헌트, 크로캅 등을 차례로 제압하며 '60억분의 1', '황제'라는 칭호를 얻었다.

스티페 미오치치

스티페 미오치치

강한 스트레이트와 훅이 뛰어났고, 무서운 파운딩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당시 프라이드 선수 중 최강자를 가리는 '남제'는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프라이드의 시대도 막을 내렸다. 미국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가 2007년 프라이드를 인수했다.

UFC의 역사는 1993년에 이미 시작됐다. 당시 UFC는 규칙이 없었다. 잔인하고, 폭력성이 심해서 TV 중계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영화에 나오는 '지하 격투' 대결의 모습이었다.
◇격투기 단체의 종류

일본은 격투기 산업의 메카였다. K-1, 링스, 프라이드 등을 통해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 단체들의 몰락 이후 일본은 여러 단체를 만들고 있지만, 과거의 인기는 찾지 못하고 있다. 후발 주자 드림, 센코쿠는 서서히 사라졌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일본에서 성행했던 유명 격투기 도장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판크라스, 딥, 크러쉬 등 중소 단체는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정찬성.

정찬성.

일본 격투기의 부활을 위해 창설된 라이진FF는 과거의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다.

격투기 메이저 단체는 UFC로 보면 된다. UFC에는 가장 가벼운 플라이급,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헤비급 등 총 8개의 체급이 있다. 그중 헤비급이 가장 인기가 많다.

6번이나 타이틀전에 성공한 랜디 커투어, 현재 헤비급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 라이트 헤비급에서는 존 존스, 티토 오티즈 등 호쾌한 경기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한국 선수 중에서는 UFC 페더급 4위 정찬성이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UFC 일부 선수 중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린 선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약물 파이터라는 비난 속에서 UFC의 명성에도 흠집이 났다.

미국에는 벨라토르, PFL(Professional Fighters League) 등 여러 단체들이 있다. 한국은 로드FC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러시아, 브라질, 영국 등도 수 많은 격투 단체들이 존재하고 있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