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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전당대회 출마에 '억' 소리…떨어져도 투자할 만하다?

등록 2020.07.26 12: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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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경선 기탁금 당대표 8000만원, 최고위원 3000만원

선거운동 각종 비용 합치면 '억' 소리 나는 경쟁 치러야

금전·정치적 부담 상당…그래도 존재감 높일 절호 기회

일종의 승부수로서 성장과 도약을 위한 '투자'로 인식

박주민, 유력 대권 주자들과 경쟁…선전시 체급 키울 듯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 앞서 후보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모습. 2020.07.25.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 앞서 후보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모습. 2020.07.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176석 거대 여당의 지도부 선출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대표 경선은 2파전에서 3파전이 됐고, 최고위원 후보들은 예비경선까지 치렀다.

지도부 입성에 성공하는 사람보다 낙마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 전당대회에 굳이 수천만원의 기탁금까지 내가며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8·29 전당대회 본경선 기탁금은 당대표 8000만원, 최고위원 3000만원이다. 예비경선 기탁금은 500만원이다. 2018년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예비경선 비용은 동일하지만 본경선 당대표·최고위원 기탁금은 1000만원씩 내렸다.

후보자 등록비용 개념인 기탁금은 전당대회 장소 섭외 등에 사용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의 전당대회가 치러지면서 실비가 줄어든 점이 반영됐다.  

기탁금 장벽이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후보자들은 문자메시지 발송, 조직 관리, 선거운동 등에 사용하는 비용까지 합치면 여전히 '억' 소리 나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등과는 달리 전당대회 기탁금은 돌려받지도 못한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 앞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근, 염태영, 양향자, 한병도, 소병훈, 노웅래, 이원욱, 김종민 후보 모습. 2020.07.25.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 앞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근, 염태영, 양향자, 한병도, 소병훈, 노웅래, 이원욱, 김종민 후보 모습. 2020.07.25. [email protected]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지난 24일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당 대변인을 지냈던 재선의 이재정 의원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었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였던 5선의 심재철 의원을 꺾으며 주가를 올렸던 그였기에 내상이 클 거라는 관측이다.
 
이렇게 금전적·정치적 부담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레이스에 참여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과 '몸값'을 올릴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제주 순회합동연설을 시작으로 8·29 전당대회 경선의 막을 올린 민주당은 다음달 22일까지 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전북, 대전·충남·세종, 충북, 경기, 서울·인천 순회합동연설을 이어간다.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은 매주 주말마다 전국의 당원, 나아가 국민에게 정견을 발표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이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0.07.25.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이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0.07.25. [email protected]

양자대결로 굳어졌던 당대표 경선 구도에 균열을 낸 재선의 박주민 최고위원이 실제 당대표에 등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민주당 내 중론이다.

무모한 도전으로 볼 수 있겠지만, 내년 4월에 있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까지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에 영입해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지만 당내 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다. 그가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만약 박 최고위원이 이번 당대표 경선에서 2위라도 차지한다면, 이는 대권 주자 중 한 사람을 꺾게 되는 것인 만큼 서울시장 후보 '체급'으로 덩치가 커질 수 있다. 3위에 그치더라도 중량감이 막강한 이낙연·김부겸 두 유력 주자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경쟁을 펼치는 그 과정을 통해 전국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직접적으로 어필하고 지명도를 높일 수 있어 어느 정도 선전한 결과가 나온다면 정치적 이득을 크게 남길 수 있다.

일종의 승부수를 띄우는 셈인데, 실패할 경우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럼에도 꿈이 큰 정치인들은 성장과 도약을 위해 해볼 만한 투자라고 보는 듯하다. 지난 2017년 대선 때 자유한국당 예비경선에서 15분 연설하려고 1억원의 기탁금을 낸 사람들도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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