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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5G로 통신역사 새로 쓴 KT 첨병 서형원 마이스터

등록 2020.07.30 07:13:00수정 2020.07.30 09: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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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서울=뉴시스] KT 서형원 마이스터가 경기도 일산 테스트베드에서 5G 안테나 앞에서 스마트폰 신호세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2020.07.29

[서울=뉴시스] KT 서형원 마이스터가 경기도 일산 테스트베드에서 5G 안테나 앞에서 스마트폰 신호세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2020.07.29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지난 20일 KT 광화문 본사에서 만난 서형원(36) 마이스터는 자타공인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가로 인정받은 명장이다.

엔진 소리만 들어도 몇 초 만에 자동차 상태를 파악하는 전문가처럼 그는 스마트폰의 각종 수치, 발열 정도 등만 봐도 네트워크상의 접속 및 다운로드 속도, 안정성 등 어떤 부문에 문제가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서 마이스터는 오랫동안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팠다. 대학 때 전자공학과를 전공하면서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군복무 기간에는 통신소대장을 맡았다.

사회생활은 2012년 KT 대졸 공채 무선 액세스 분야로 입사해 첫발을 내디뎠다. 무선 액세스란 단말기 뒷단, 즉 단말기와 기지국 사이 이뤄지는 통화 음질, 데이터 속도 등 네트워크 부문을 지칭한다.

KT가 5G 시대를 열면서 새로 써 내려가고 있는 통신 역사는 서 마이스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는 KT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에 통신 기술력을 과시했을 때도 활약했다. 이어 작년 4월 3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했을 때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는 "5G를 프로토콜 대로만 장비를 설치하면 기지국 기능이 절반 이상이 먹통이다. 많은 조정이 필요하다"며 "더군다나 5G 상용화 세계 최초 타이틀을 위해 각 국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선례도 없어 표준 설정, 장비 개발, 소프트웨어(SW) 정합성 확보 등을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야 했다"라고 5G 상용화 준비 시기를 떠올렸다.

이처럼 KT의 글로벌 초일류 행보는 서형원 마이스터와 같은 280여명의 '정예병'(전체 네트워크 임직원의 5%, 전체 임직원의 1%)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5G 기술을 이론을 넘어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전혀 차원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선진국도 5G 기술을 보유했지만 한국에 선두 자리를 빼앗긴 것은 이런 맥락이다.

1등 5G를 내건 KT는 일찍부터 이런 명장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2006년부터 네트워크 기술 분야별 최고 전문가 그룹을 선발하는 마이스터 제도(구 마스터 제도를 2014년에 명칭 변경)를 15년여간 운영하고 있다.

선발하는 네트워크 기술 분야는 무선 액세스, 무선코어, 인터넷 프로토콜(IP), 전송, 전원, 선로, 플랫폼, 보안, 단말 등 9개다.

전체 KT 임직원의 1% 안팎에 불과한 마이스터는 높은 기술 권위만큼 선발 과정이 까다롭다. ‘프리(Pre) 마이스터’ 단계를 거친 후에도 일정 정도 이상 교육 이수, 직무경력 5년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은 전문지식·실무 중심으로 매년 딱 한 번 실시되면 이중 20~30명만을 신규로 선발한다. 올해는 서 과장을 포함해 26명이 뽑혔다. 단 선정이 됐다고 해서 자격이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중간 평가에 따라 마이스터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KT 서형원 마이스터(가운데)가 경기도 일산 테스트베드에서 선배 마이스터와 함께 무선 툴을 이용해 5G 스마트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2020.07.29

[서울=뉴시스]KT 서형원 마이스터(가운데)가 경기도 일산 테스트베드에서 선배 마이스터와 함께 무선 툴을 이용해 5G 스마트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2020.07.29

KT는 마이스터에게 직책수당 수준의 인센티브와 추가 자기계발비, 국내외 학위파견 우대 선발, 정년퇴직 후 시니어 컨설턴트 우선 채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스터는 기술 리더십을 가지고 매년 200여개의 혁신적·도전적 과제를 수행한다. 가령 서 마이스터는 최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KT 테스트베드장에서 진짜 5G라고 불리는 5G 단독모드(SA) 준비에 한창이다.

최고의 통신 네트워크 품질을 사수하기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통신 사용량이 가장 낮은 야밤에 전국 각지의 기지국을 돌며 통신장비 전산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도 마이스터의 일과 가운데 하나다.

서 마이스터는 최근 대전, 호남 지역 통신 품질 개선 작업을 수행 중인데, 2인 1조로 조를 짜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까지도 차를 몰고 가 폰으로 유튜브 등을 실행하며 통신 품질을 점검한다고 한다. 그가 일 년 중 3분의 1가량을 야근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후배 양성에도 남다른 힘을 쏟는다. 그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마이스터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선배들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지식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줬기 때문이다. 이는 부서장부터 주니어까지 직책에 상관없이 마이스터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아울러 마이스터는 KT 기술의 기록자이기도 하다. 마이스터는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해 2018년부터 '마이스터 노하우북'이라는 교육콘텐츠 제작을 추진, 네트워크 분야별 필수 요구 역량에 해당하는 지식과 현업 노하우 등을 사내 포탈 자료실 'K-박스'에 꾸준히 등재, 전파하고 있다.

서 마이스터는 "마이스터는 KT의 가장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한다"며 "앞으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는 더욱 고도화된 5G 네트워크 기술력이 요구될 것이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기술력 단단히 쌓아가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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