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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처마까지 차올랐다" 천안·아산 집중호우 피해심각

등록 2020.08.04 17: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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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 이종익 기자 = 전날 최고 200㎜ 이상의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면 소사리 주택에서 주민들이 4일 토사제거와 가옥 정리를 돕고 있다. 2020.08.04. 007news@newsis.com

[천안=뉴시스] 이종익 기자 = 전날 최고 200㎜ 이상의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면 소사리 주택에서 주민들이 4일 토사제거와 가옥 정리를 돕고 있다. 2020.08.04. [email protected]


[천안·아산=뉴시스] 이종익 기자 = "70년 넘게 살았지만 지붕 처마까지 차오른 물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냉장고와 TV 등 생활용품이 물에 젖어 살길이 막막합니다."

4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면 소사리 마을은 전날 200㎜가 넘는 집중 호우로 맹곡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25가구가 침수 되는 피해를 당했다.

 수마를 피해 마을회관으로 임시 거처를 옮긴 70대 주민 A씨는 전날 천안지역에 평균 200㎜가 넘는 폭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집에서 뛰쳐나온 장면을 설명하며 눈물을 흘렸다.

A씨는 "20대에 결혼하고 이곳에 와서 50년 넘게 살면서 물이 지붕 처마까지 차오른 것은 처음"이라며 "급하게 집에서 나오느라 휴대폰만 들고 아무것도 갖고 나온 것이 없다"고 했다. "집에 물이 들어와 냉장고와 TV 등 가전제품이 모두 물에 떠다녔다. 밖에 장독들도 모두 넘어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라며 울먹였다.

[천안=뉴시스] 이종익 기자 = 3일 충남 천안과 아산에 집중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천안 삼일아파트 인근 충무로 사거리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3.photo@newsis.com

[천안=뉴시스] 이종익 기자 = 3일 충남 천안과 아산에 집중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천안 삼일아파트 인근 충무로 사거리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 (사진=독자 제공) [email protected]


목천읍 소사리 김태영 이장은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다. 그동안 많은 비가 와도 인근 하천을 지나 자연적 배수가 잘됐지만 최근 인근에 물류센터가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배수로가 막히면서 피해를 키운 것 같다"고 했다.

마을에서는 물이 빠지자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진흙탕이 된 집 안을 청소하고 쓸 수 있는 생활용품을 찾아보느라 분주했다.

침수피해를 입은 동남구 원성동 고추시장에서도 상인과 자원봉사자들이 복구 작업을 했다.

전날 252㎜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2명이 실종된 아산 송악면의 마을은 4일에도 곳곳에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남았다.

[천안=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밤 충남지역에 폭우가 내린 가운데 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수신면의 비닐하우스 농가 앞에 집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2020.08.04. bjko@newsis.com

[천안=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밤 충남지역에 폭우가 내린 가운데 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수신면의 비닐하우스 농가 앞에 집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2020.08.04. [email protected]


마을 초입에는 산사태로 쓸려온 나뭇가지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 마을에서는 3일 오후 폭우로 뒷산이 무너지면서 70대와 80대 남성이 실종됐다. 엄청난 비로 인해 잠시 집 주변을 돌아보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산사태를 목격한 주민 B씨는 "우리 집이 길가에 있어서 산사태를 잘 볼 수 있었다"며 "방 안에 있는데 갑자기 창문까지 물이 차올라 깜짝 놀랐다"고 했다. "빗물로 인해 물이 차올랐다면 그렇게 빨리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산사태가 나서 토사가 흘러내려 갔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집 주변을 돌아보니 아수라장이었다"고 전했다.
[아산=뉴시스] 이종익 기자 = 3일 오후 호우경보가 발효된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에서 70대 남성과 80대 남성이 산사태 이후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3. photo@newsis.com

[아산=뉴시스] 이종익 기자 = 3일 오후 호우경보가 발효된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에서 70대 남성과 80대 남성이 산사태 이후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3. [email protected]

한편 전날 집중호우로 천안에서는 주택 171곳이 침수됐으며 농경지 589㏊가 물에 잠겼다.

아산에서는 전날 실종됐던 50대 남성이 4일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실종된 2명은 수색 중이다. 이와 함께 232가구의 주택이 침수되고 3371㏊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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