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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무너지면 끝장" 많은 비 머금은 야산 위태위태

등록 2020.08.08 10: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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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이 토사에 매몰된 실종자 구조작업을 하고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마을 뒷편의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4가구를 덮쳐 3명이 숨졌으며 2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08.08.  hgryu77@newsis.com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이 토사에 매몰된 실종자 구조작업을 하고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마을 뒷편의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4가구를 덮쳐 3명이 숨졌으며 2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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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우르르∼ 쾅, 쾅' 산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주택이 사라졌어요."

7일 산사태로 4가구가 매몰된 사고를 직접 목격한 곡성군 오산면 주민 김모(53)씨는 당시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많은 비로 마을 앞 하천이 넘칠 것 같아 불안하던 찰나, 갑자기 천둥치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야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더니 삽시간에 주택을 덮쳤고 기둥이 부러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집들이 사라졌다"고 기억했다.

한 번 무너지면 속절없이 대형 참사나 막대한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산사태가 이틀째 물폭탄이 쏟아진 광주·전남 곳곳을 위협하고 있다.

곡성에서는 5명이 매몰돼 이장 부부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수색이 한창이던 8일 오전 1시20분께 이번에는 구례군 용방면 농공단지 자연드림파크 뒷산에서 무너진 흙이 숙박시설(펜션) 코 앞까지 덮쳤다.

이 사고로 펜션 3곳에 갇힌 27명을 포함, 투숙객 70여 명이 구조돼 주변 식당 건물로 대피했다. 차량 파손 피해도 발생했다.

집중 호우로 수분을 잔뜩 머금은 야산의 흙이 경사면을 따라 미끄러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전남지역 산림면적은 69만㏊. 도 전체 면적의 56%를 차지한다. 풍부한 산림자원은 전남의 보배이지만 태풍이나 집중 호우 등 기상이변 때는 대형 재난의 빌미가 되곤 한다.

야산을 깎아 진행되는 도로 건설과 무분별한 태양광 패널 설치 등도 위험도를 높이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이 토사에 매몰된 실종자 구조작업을 하고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마을 뒷편의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4가구를 덮쳐 3명이 숨졌으며 2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08.08.  hgryu77@newsis.com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이 토사에 매몰된 실종자 구조작업을 하고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마을 뒷편의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4가구를 덮쳐 3명이 숨졌으며 2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08.08.  [email protected]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밀려든 토사에 매몰돼 희생되는 사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끊이질 않고 있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산사태 희생자는 35명에 달했고, 2011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도 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는 경기도 가평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지고, 경기도 평택 공장과 충북 제천 캠핑장에서도 산사태 희생자가 나왔다.

집중 호우가 장기화되면서 토양에 있던 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다보니 토양의 무게는 무거워지고 지반은 약화되면서 한 순간 흙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재난이 이어지고 있다.

"장마가 한 달 가량 이어져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림청은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광주와 전남을 비롯해 12개 시·도에 대해 산사태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주민 대피로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임야 경사면에서 돌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지하수 공급이 갑자기 중단됐다면 산사태 전조증세이고, 바람이 불지 않음에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산울림이 들릴 때는 산사태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즉각 대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는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자연재난"이라며 "유사시 긴급재난문자, 안내방송 등에 따라 신속히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7일부터 광주, 전남에는 광주 남구와 전남 담양, 곡성, 장성, 화순, 나주 등을 중심으로 350-400㎜의 비가 내렸고, 기상청은 "9일까지 50∼150㎜, 많은 곳은 250㎜ 이상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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