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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금융위기 이어 코로나 덮친 밀레니얼세대…富 못 쌓아"

등록 2020.08.10 12: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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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4~39세인 밀레니얼 세대, 코로나 치명타

학자금 대출·집세 몰리는데 일자리 없이 실직

"내 부모님이 누린 기회, 나에게 있을까?" 자문

[시러큐스=AP/뉴시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러큐스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한 학생이 기숙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08.10.

[시러큐스=AP/뉴시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러큐스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한 학생이 기숙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08.10.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08년 금융위기로 이미 한 차례 충격을 받은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 출생)를 경제적으로 더 뒤처지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인 대유행병) 타격은 올해 24~39세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미 언론은 밀레니얼을 '가장 불행한 세대(unluckiest generation)', 가장 힘든 세대' 등으로 표현한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데 애를 먹었다. 학자금 대출 등 갚아야 할 빚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몰아치자 기성세대처럼 부를 축적할 수 없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재클린 히메네스(34)는 2008년 경기침체 속에서 졸업했다. 목표를 낮췄지만 약국 사무 보조원 자리를 얻는 데도 실패하고 신부 전용 미용실에서 웨딩드레스 파는 일을 시작했다. 이 경험을 살려 백화점 노드스트롬에서 판매 사원으로 일했다.

매니저로 승진하면서 사정이 나아질 만해지자 코로나19가 발생했다. 히메네스는 결국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게 된 수백만명의 밀레니얼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노드스트롬은 5월 그가 일하던 리버사이드 지점을 포함해 일부 지점을 영구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침내 거의 어른이라고 느껴지는 생활을 하게 됐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일어났다"고 토로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2~5월 밀레니얼 실업자는 480만명 발생했다.

싱크탱크 퓨리서치 센터의 5월 데이터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실업률은 12.5%다. X세대(1965~1980년 출생)와 베이비부머(1946~1964년 출생) 세대보다 높다.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휘청인 레저, 호텔, 음식 서비스 등 산업군의 인력이 비교적 젊어서다.

히메네스는 "어딘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한 줄기 희망이 보이다가도, 다시 타격을 받는다"며 "내 부모님이 누렸던 걸 가질 기회가 나에게 있을까?"라고 말했다.
[마이애미비치=AP/뉴시스] 7월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에 있는 에디슨 호텔 식당 입장 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써달라는 내용의 안내붙이 붙어있다. 2020.08.10.

[마이애미비치=AP/뉴시스] 7월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에 있는 에디슨 호텔 식당 입장 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써달라는 내용의 안내붙이 붙어있다. 2020.08.10.

밀레니얼들은 통상 평범하다고 인식됐던 여러 가지 일들이 근본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여기에는 취업, 경제적 독립, 자택 매입, 결혼, 출산, 양육 등이 포함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노동부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제시 로드스타인은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에서 뭔가가 잘못됐다는 신호다. 사람들이 발판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밀레니얼들은 앞선 세대가 같은 나이였을 때와 비교해 재산이 적다. 4분의 1은 자산보다 빚이 많다.

밀레니얼 세대는 나이 든 사람에 비해 금전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했다고 WSJ은 전했다.

케이틀린 로블레스(35)는 채무를 상환하려고 투잡(일자리 2개)을 뛰는 밀레니얼이다. 로블레스는 세이크리드허트대를 2007년 졸업하고 모교 웹사이트 관리 일자를 얻었다.

학자금 대출 6만7000달러(약 8000만원)를 갚고, 매달 친구 2명과 함께 사는 집의 월세 650달러(약 77만원)를 내려면 다른 일자리가 필요했다. 당분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체인 마사지숍 안내 일에 뛰어들었지만 9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두 직장 모두에서 승진했지만 일년에 벌어들이는 7만~8만달러는 빚을 갚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한 주에 70시간 일하면서 살아왔다.

40세가 되면 집을 사겠다는 목표를 보고 달려왔지만 3월 마사지숍이 문을 닫으면서 이 계획은 무산됐다.

그는 "평생 이런 식으로 일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이코노미스트 케빈 린츠가 지난해 한 발표에 따르면 2007년 본격화 한 실업률 상승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2007~2017년 전체 소득에서 X세대와 베이비부머에 비해 큰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경제적으로 불안한 밀레니얼들이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고,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한다고 우려했다.

WSJ에 따르면 밀레니얼을 선두로 미국의 2018년 미국의 혼인율은 최저였다. 이듬해 일반출산율(General fertility rate)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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