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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 사망' 1주기…"변한게 없다"

등록 2020.08.10 14: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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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 노동자 단체 10일 추모행사

"302동 청소노동자 사망 1년, 차별 그대로"

"건물 48% 휴게실 없어…실태조사 해야"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오순자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 사무차장이 1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 302동 청소노동자 사망 1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해 추모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2020.08.10. ryu@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오순자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 사무차장이 1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 302동 청소노동자 사망 1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해 추모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2020.08.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서울대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지난해 숨진 청소노동자의 1주기 추모 행사를 열었다. 학생들과 노동자들은 청소노동자의 사망 이후에도 비정규직에 대한 불평등한 현실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공동행동) 등은 1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년 전의 사회적 죽음을 만들어낸 불평등과 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임민형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분회장은 추모 발언을 통해 "고인이 사망한 계단 아래 1평 남짓한 곳이 휴게 공간인가 아닌가. 이런 질문을 해야 하는 제가 부끄럽다"며 "죽음에 이르게 된 환경을 방치하고도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언급하는 학교가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 분회장은 "고통이 발생하는 곳에 귀 기울이는 청각과 은폐된 곳을 보는 밝은 눈으로 어처구니없이 동료를 잃는 일 없게 파수꾼이 돼달라"고 요청했다.

정성훈 서울대 시설분회 분회장도 "저희가 원하는 것은 지극히 단순하다"며 "시설관리 노동자의 처우와 복지를 개선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등에 따르면 서울대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서울대 내 건물 모두 166곳 가운데 76곳(48.4%)은 휴게실이 없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했다. 절반에 가까운 건물의 청소노동자들이 쉬기 위해 다른 건물로 이동해야 한다고 공동행동은 설명했다.

송호현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지부장은 "대학본부는 공문을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건강 장려 휴가를 부여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계약직 직원은 제외했다"며 "부여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이 건강장려 휴가를 사용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라는 내용도 담겼다"고 했다.

송 지부장은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로 예산 지원을 요청하자 별개 기관이고 남남이라 예산 지원이 안 된다는 것이 서울대 입장"이라며 "서울대가 자체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송 지부장은 서울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을 통상 자체직원으로 통칭한다고 설명했다.

'2020 서울대학교 단과대학학생회장 연석회의'를 대표해 정규성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고인의 죽음으로 비로소 우리는 인간답게 살 권리를 외치게 됐지만, 휴게할 수 없는 휴게실에서 또다시 생존을 위해 위태롭게 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학은 재정 상태 악화를 막으려고 노동환경 개선을 방관하고, 학생 복지를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연석회의 측은 대학 본부에 ▲단과대 별 휴게실 환경 실태 조사 ▲휴게실 내 에어컨 환풍 시설 확충 여부 확인 등을 요청했다.

공동행동 등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서울대 내에 현수막과 추모 리본을 다는 등 추모 주간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8월9일 낮 12시30분께 청소노동자 한 명이 서울대 공과대학 제2공학관 내 직원 휴게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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