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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걸그룹 출신에게 '27개월 악플테러'…얼마 배상?

등록 2020.08.22 09:01:00수정 2020.08.22 09: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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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 11개 바꿔가며 60차례 협박·모욕·성희롱

"35억원 내놓지 않으면 가족 회칼로" 극심 공포

1심 "연예인 생활 위태로울 정도…2천만원 배상"

[서울=뉴시스]법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법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건 팬분들 덕분이에요! 너무 감사해요."

걸그룹 전 멤버 A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환한 미소와 함께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올렸다. 걸그룹 활동 당시 상당한 인기몰이를 했던 그는 현재까지도 가수와 뮤지컬 배우, 유튜버 등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런 밝은 웃음 뒤에서 그녀가 겪은 끔찍한 고통을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초까지 2년이 넘도록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

고통과 공포의 시작은 지난 2018년 9월이었다. 한 SNS 피드에 "걸그룹이었던 OOO과 일가족들아 너네 사람 병X 만들어 놓고 그냥 가면 그만이냐, 다시는 이런 못된 짓 못하게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처음엔 흔한 악플러의 소행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강도는 점점 올라갔다. 이 곳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A씨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글이 올라왔다.

"내 눈에 띄면 죽여버릴 거니까 조용히 틀어박혀 있어라, 개XX아, 남자를 무슨 돈만 버는 기계로 알고 있는 모양인데"

"어디 XX안 달린 남자들은 서러워서 살겠냐"

욕설로 시작한 글들은 점점 구체적인 살해 협박과 금전요구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 눈에 띄면 다 죽여버릴거니까 3억원 내놔라, 개XX아 3억 내놔 확 죽여버릴라"

"너희 식구들을 묵직한 데바칼로 머리를 쪼개주지 기다려라", "개XXX아, 뒤져라 자동차 사고 나서 뒤지길 니네 가족 전부 다"

악플러는 또 자신이 A씨 남편이라며 거짓정보를 SNS상에 퍼뜨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급기야 SNS 메시지를 통해 "35억원을 내놓지 않으면 강간살해 하겠다, 가족들도 회칼로 살인하겠다"는 협박이 날아왔다. 악플러가 보낸 회칼 사진을 확인한 A씨는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악플러는 11차례에 걸쳐 SNS 아이디를 바꿔가며 27개월 동안이나 집요하게 A씨를 괴롭힌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그는 A씨와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다.

그는 SNS 피드와 댓글, 메시지, A씨의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60여회의 허위사실 유포와 살해 협박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는 A씨가 제기한 인격권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지난 6월 이 악플러가 A씨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자신이 A씨의 남편이라고 하는 등 A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하거나 이를 유포해서도 안되고 일체의 협박이나 공갈, A씨 의사에 반해 면담·연락을 강요하거나 접근해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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