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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리셋/방역·백신개발]'바이오·헬스'가 이끈다

등록 2020.09.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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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길리어드 되기 위해 나선 K-바이오

백신·치료제 '위탁생산 러브콜'

새롭게 조명받는 진단과 디지털헬스

[코로나 리셋/방역·백신개발]'바이오·헬스'가 이끈다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미국 바이오기업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의 개발 성공에 힘입어 ‘공룡’으로 성장했다. 길리어드는 창업 초기인 1992년 시가총액이 3억달러에 불과했지만 타미플루 특허권이 종료되기 직전인 2015년말 1458억달러까지 급증했다. 이번 코로나19 유행 때도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 개발에 성공하며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의 긴 진통 속에서도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화자되며 주목받고 있다. 제약바이오 증시는 코로나19 이후 레벨업 됐다. 제2의 길리어드가 되고자 하든, 주가부양의 목적이든 많은 기업이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섰다. 치료제와 백신, 그리고 헬스케어 기술은 코로나 이전으로 리셋할 유력한 출구로 여겨지면서 미래먹거리로 조명된다.

◇치료제·백신 개발로 K-바이오 이끈다

대부분의 기업은 그동안 매진해온 R&D 분야와 생산 역량을 활용해 코로나 무력화에 나섰다.

혈액분획제제의 대표 기업인 GC녹십자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혈장분획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속에 들어있는 액체 성분인 혈장을 농축해 만드는 의약품이다.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다. GC녹십자는 작용 기전 및 생산방법이 같은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과 항 파상풍 면역글로불린을 이미 판매 중이다. 또 코로나 범용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항체의약품 개발에 특화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국내와 영국에서 각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내년 상반기 내 개발 및 허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포 배양 백신의 대표주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지난 3월 후보물질 발현에 성공, 현재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사람에게 직접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제넥신은 항암제로 개발 중이던 ‘유전자재조합 인간 인터루킨-7’ 성분 의약품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7일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감염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증식해 자가면역력을 높여,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작용기전이다. 제넥신은 국내 유일하게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임상시험 단계에 올려놓은 회사이기도 하다. 지난 6월 DNA 백신의 임상 1/2a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구충제 성분의 ‘니클로사마이드’(DWRX2003)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인도에서 1상을 승인받았다. 이와 함께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공동으로 만성 췌장염 및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쓰는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2상을 승인받았다.

이 밖에 신풍제약은 항 말라리아제 ‘피라맥스’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5월 2상 승인)이다. 종근당은 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모스타트’의 2상을 6월 승인받았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2상을 진행한다. 일양약품은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 현지에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로 코로나 3상을 진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 동화약품 등도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코로나 백신·치료제 위탁생산 '러브콜'

높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은 코로나19로 뜻밖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임상용 혹은 상용화 시 필요한 의약품의 생산 거점으로써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을 받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신규수주 물량만 1조원대에 달한다. 이달에는 영국계 제약사 GSK와 코로나19 중화항체 위탁생산을 위한 4393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열기 속에서 최대 규모의 생산·개발 역량을 가진 삼성에 지속적인 제안이 따르는 모습이다. 삼성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4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계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의 위탁 생산 및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을 SK 안동 L하우스(공장)에서 생산하는 내용이다. SK가 생산한 의약품은 국내 및 글로벌에 공급될 예정이다. SK가 생산 거점이 된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은 코로나 백신에 쓰이는 원료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나섰다. 307억원을 들여 생산설비를 2배로 증설하기로 했다. 일부 코로나 백신에 들어가는 아쥬반트(CpG 면역증강제)에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새롭게 조명받는 진단과 디지털헬스

K방역을 이끈 진단키트는 한국 보건산업 수출액이 석유, 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표 산업들의 수출액을 뛰어넘는 데 일조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 보건산업 수출액은 17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회사들은 지난 2월 국내에서 코로나 진단키트를 선보인 후 전 세계 수출길에 올랐다. 이후 씨젠, 오상헬스케어,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며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국내 진단기업이 코로나 키트를 수출한 국가는 전 세계 170여개국에 이른다.

AI(인공지능) 의료 솔루션 기업 역시 디지털 헬스가 코로나19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줬다.

뷰노는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던 지난 4월3일, 코로나 폐렴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비정상 정도를 정량화하는 AI 솔루션을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진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라, 전 세계 어느 의료기관에서든 클라우드에 접속해 서비스를 쓸 수 있다. 또 국내 수도권 및 강원도와 충청 지역 선별진료소, 대구·경북 내 대형 병원 등에서 코로나19 대응에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루닛의 AI 기술도 국내외의 코로나19 판독에 쓰이며 사용 국가를 늘리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폐 분야 비정상 소견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코로나 의심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분석에 사용된다.

뷰노 김현준 대표는 "코로나 의심 환자로 간주 안 돼 놓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AI가 스크리닝 역할을 할 수 있다. AI를 개척하는 입장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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