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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코로나19 장기화에 세계 車업체들 체질개선 속도

등록 2020.09.01 0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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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코로나19 장기화에 세계 車업체들 체질개선 속도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생산라인 자동화와 비대면 판매채널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은 코로나19 시대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감원과 공장폐쇄 등 다소 거친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공장 자동화, 온라인 판매채널, 전기차 연구개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자동차산업의 대변동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감지된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며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수만명의 직원을 추가로 해고했거나 정리했다.

지난해까지 1만4000명을 감축한 미국 제네럴모터스는 지난 5월 자율주행 자회사(크루즈) 인력 8%(160명)를 추가로 감축했고, 6월에는 미국 테네시주 3교대 인력 680명을 줄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미주리주 트럭공장에 사무직을 투입, 노조의 반발을 샀다. GM은 코로나19로 무단결근이 발생하며 인력 여유가 있는 다른 공장의 노동자들을 픽업트럭 생산공장으로 돌린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지만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은 "사무직의 생산라인 배치는 명백한 근로계약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 5월 슬로베니아 공장 인력 3200명 중 400명을 감원한데 이어 같은 달 프랑스 공장 4600명을 포함한 글로벌 공장 6개에서 1만5000명에 대한 인력감축을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BMW는 지난달 계약직 근로자 1만명에 대해 연장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고, 지난 5월에는 희망퇴직 지원을 받아 정규직 5000명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에는 영국 옥스포드 미니(MINI)공장을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하고, 임시직 400명을 해고키로 했다. 지난해 이미 2022년까지 1만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던 독일 다임러 역시 2025년까지 1만명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

일본 닛산은 지난 5월 글로벌 공장 2만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공장에서 1만명, 영국 공장에서 6000명, 스페인 공장에서 3000명이 각각 해고될 전망이다. 미쓰비시 역시 지난 5월 태국공장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는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인력을 줄이고, 이를 통해 절감되는 비용을 미래차 연구·개발(R&D)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후 이를 추진해왔다. 코로나19는 이같은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로봇산업의 발달, 내년기관시대의 종식 등 자동차산업이 대변혁기를 맞으며 과거처럼 고임금의 노동자들을 라인에 대거 투입할 필요가 없어진데다 수년째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치며 자동차업체들의 구조조정과 자동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내연기관자동차에는 통상 3만개에 육박하는 부품이 들어가며, 이를 완벽하게 조립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는 전기차의 경우 부품이 1만개 수준으로 감소하며 인력수요가 크게 줄어든다.

노동집약적인 현재의 생산방식이 바이러스의 위험에 취약하다는 것 역시 완성차업체들의 감원과 생산라인 자동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실제 인력 투입을 최소화한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코로나19에도 빠른 성장을 구가했지만 전통적 방식을 고수해온 내연기관차 위주의 완성차업체들은 확진자 발생과 이에 따른 공장 셧다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데다 배터리팩 가격이 낮아지며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가격 등가' 영역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투자도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 세계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전용라인 구축과 생산 자동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메스세데스-벤츠는 2030년까지 생산차량의 절반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기구동화 차량으로 생산할 방침이다. GM은 2023년까지 20종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며, 포드 역시 2022년까지 115억 달러 이상을 전기차에 투자키로 했다.

판매방식에도 일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딜러 중심의 전통적 판매방식을 꺼리고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업체들은 앞다퉈 비대면 판매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감원을 통한 재원 마련과 전기차 투자, 비대면 마케팅 강화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수요위축 국면에서 살아남고, 산업이 회복기에 들어서면 미래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거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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