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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히틀러는 왜 맹독을 강장제로 먹었나…'돌팔이 의학의 역사'

등록 2020.09.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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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돌팔이 의학의 역사'. (사진 = 더봄 제공) 2020.08.3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돌팔이 의학의 역사'. (사진 = 더봄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링컨은 수은이 들어간 두통약을 복용했다. 중금속 중독으로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 에디슨이 밤을 세워가며 실험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카인이 들어간 와인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루이14세는 생애 2000번이나 관장을 해 프랑스에 관장을 유행시켰다.

의학의 역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쓰여왔다. 현 시대에 와서 상식으로 자리 잡힌 것도 과거에 검증이라는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신간 '돌팔이 의학의 역사'는 이런 시행착오의 역사 중에서도 최악의 방식들을 정리한 책이다.

약효가 없는 것을 고의로 속인다기 보다는 실제로 효과가 없음에도 정말 효과가 있다고 굳게 믿음으로 인해 발생했던 '최악의 방식'들을 모았다. 견과류를 피임약으로 쓴다거나, 출혈을 치유하기 위해 피를 뽑는 행위, 실연의 상처를 낫게 하는데 타는 듯 뜨거운 쇠를 이용한 방법 등 현대에 돌아보면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방식들이다.

옛날 사람들의 황당한 실수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현상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더 오래 살기 위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을 시도해보곤 한다.

이런 행동들이 과거 엄청난 경련을 동반한다는 맹독 스트리키닌으로 만든 강장제를 수년 간 복용했던 히틀러의 행동과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책은 ▲수은과 안티몬, 비소, 황금, 라듐과 라돈 등의 물질 ▲아편, 스트리키닌, 담배, 코카인, 알코올, 흙 등 식물과 토양 ▲피뽑기, 전두엽 절제술, 소작법과 수포제, 관장, 냉수요법, 외과수술, 마취 등 도구와 의술 ▲거머리, 식인풍습, 단식 등 동물들 관련 ▲전기, 빛, 주파수 등과 관련된 사례들을 소개한다.

나아가 현대에도 발동 중인 이런 '돌팔이'적 행위들을 경계하기 위해 무엇을 보다 신경써야하는지도 짚어준다. 유명 의사와 연관됐다고 해서, 연구결과가 효능을 입증한다고 해서 무조건 믿고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다 엄격한 교차 검증, 반복된 실험을 통한 효능 입증이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고 알린다.

이 책의 저자 디아 강은 콜롬비아대학교와 뉴욕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뉴욕 벨뷰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소설가로 데뷔해 '컨트롤', '촉매', '11월의 소녀', '아름다운 독약' 등을 썼다. 공동 저자인 네이트 페더슨은 역사학자이자 프리랜서 언론인이다. 그는 '가디언', '빌리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 등 다수 출판물에 글을 싣고 있다.

서민 단국대 의과대 교수는 이 책의 추천평에서 "의학의 역사가 시행착오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고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을 먹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많은 이들이 의학연구라는 목표를 갖는다면 현대 의학의 한계가 넓어짐과 더불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의 꿈도 앞당길 수 있으리라"라고 전했다. 부희령 옮김, 432쪽, 더봄, 2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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