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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배달음식·테이크아웃·마스크가 쌓아올린 '코로나 쓰레기산'

등록 2020.09.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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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소비풍경…8월 배달앱 결제금액 역대 최대

일회용품 사용 급증…상반기 폐비닐·플라스틱 11~15% ↑

버려지는 마스크도 문제…5월부터 생산량 수억 장씩 기록

[세쓸통]배달음식·테이크아웃·마스크가 쌓아올린 '코로나 쓰레기산'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비대면 소비의 확산이겠죠. 외출·외식은 자제하고 '집콕'이 늘면서 배달음식 소비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어플리케이션(앱) 분석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 주요 배달앱을 통해 결제된 금액이 1조2050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역대 최대 금액입니다. 그런데 이는 20세 이상 한국인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입니다. 카카오톡 주문하기, 현장결제, 법인카드 결제 등은 다 제외된 수치가 이 정도인 셈이죠.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온라인쇼핑(모바일 포함) 거래액은 전년 동월(11조1973억원) 대비 15.8% 증가한 12조96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기록입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역시 배달서비스를 뜻하는 음식 서비스가 전년 동월 대비 66.3%나 늘어났습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무실에서 배달음식과 도시락 먹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로 일대에서 한 배달원이 포장한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2020.09.0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무실에서 배달음식과 도시락 먹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로 일대에서 한 배달원이 포장한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2020.09.01.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렇게 일회용품 사용이 천정부지로 늘면서 한 편에서는 향후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닐 폐기물과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15.16% 증가했는데요.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22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매장 내 일회용품 쓰레기 수거현황 집계 결과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시작됐던 2월의 경우 이 업체들이 배출한 일회용품은 총 3만6572㎏(종이컵 2만910㎏+플라스틱컵 1만5662㎏)이었지만 ▲3월 4만5178㎏ ▲4월 5만6819㎏ ▲5월 6만1354㎏ ▲6월 6만2039㎏ 등 매월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를 작년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관찰됩니다. 작년의 경우 ▲2월 5만4928㎏ ▲3월 6만3784㎏ ▲4월 5만7614㎏이었습니다. 올 2~4월에는 매장 내 쓰레기가 작년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포장이나 배달 소비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 자체가 줄어든 데다 '테이크아웃' 등 매장 외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5~6월로 가면 작년 5월(5만5773㎏)과 6월(5만743㎏)에 비해 매장 내 쓰레기 배출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역시 포장·배달 소비를 더한다면 일회용품 배출량은 과거보다 훨씬 늘어난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초 정부가 세워뒀던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 35% 감축' 목표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사실상 달성이 어렵게 됐다는 관측도 점차 힘을 얻고 있습니다.

[세종=뉴시스](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세종=뉴시스](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러스를 차단해주는 마스크, 이것도 다 쓰고 버려지면 문제가 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보건·비말차단·수술용 등 마스크 총 생산량은 2억5739만장입니다. 마스크 생산량은 이미 5월부터 억 단위를 넘어서 벌써 몇 개월째 매주 수억 장씩 생산되고 있습니다.

마스크는 이미 시민들의 필수품이 됐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이렇게 생산되고 버려지는 쓰레기 양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쓸통]배달음식·테이크아웃·마스크가 쌓아올린 '코로나 쓰레기산'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 이행현황 중간 점검결과 7월 말 기준 벌써 1년 치 반입 총량의 67.6%가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인천시는 83.3%에 달했고 서울시는 69.1%, 경기도는 60.3%입니다.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반입하는 기초지자체 58곳 중 7월 말 기준으로 이미 반입총량을 초과한 곳은 10곳에 이릅니다. 당국에선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 기준으로 37곳이 초과 반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 걱정거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코로나 쓰레기산'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재앙이 현실이 되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세쓸통]배달음식·테이크아웃·마스크가 쌓아올린 '코로나 쓰레기산'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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