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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빠지고, 환각 오고…코로나 후유증 호소 늘어

등록 2020.09.17 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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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후에도 탈모·브레인포그·불안감 등 호소

"코로나19, 전신으로 퍼져 후유증 많을수도"

"일부 사례 과장…큰 후유증 보고된 바 없어"

[서울=뉴시스]국군의무사령부는 오는 9일 국군수도병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및 일반환자 진료를 위한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을 개소한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국군외상센터 내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2020.09.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군의무사령부는 오는 9일 국군수도병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및 일반환자 진료를 위한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을 개소한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국군외상센터 내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2020.09.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만2000명을 넘어서면서 완치 이후에도 지속되는 각종 후유증에 대한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나타난 폐섬유화, 신경계 질환, 심근손상 등의 합병증 외에도 탈모, 인지기능 저하, 피로감, 불안감 등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17일 영국 BBC는 코로나19 환자 들이 완치 이후에도 겪는 후유증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3주간 치료를 받았던 인도인 라제시 티와리(42)는 여전히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는 TV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큰 화면이 자신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아예 쳐다보지도 못하게 됐다. 중환자실에서 온종일 부저가 울리던 의료기기 모니터가 생각나 공포증이 생긴 것이다.

국내에서도 완치 판정 이후 후유증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박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16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브레인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현상), 가슴·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두통 등의 장기 후유증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유발할 수 있는 후유증에 대한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는 청력 저하, 미각·후각 상실, 피로감, 호흡 곤란, 근육통, 브레인 포그, 불안장애, 탈모, 환각, 고열, 오한, 인지기능 저하, 설사, 흉통, 불면증, 부정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스브리스톨 NHS 트러스트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 소재 사우스메드 병원이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인 81명이 3개월 후에도 호흡곤란, 심한 피로, 근육통 등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했다.

또 미국의학협회지(JAMA)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중증환자 143명 중 125명(87.4%)이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굉장히 심하게 바이러스 감염이 되고 나면 브레인 포그, 피곤함,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일반적인 감기는 호흡기 쪽에 오지만 코로나19는 전신으로 다 퍼진다. ACE2 수용체가 있는 곳은 다 들어가기 때문에 기저질환이 있거나 연령이 높거나 면역력이 낮은 사람일수록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완치가 됐는데도 후유증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한 가설은 여러가지가 있다"며 "코로나19가 침범한 세포가 터지면서 거기에 있던 바이러스가 나온다는 얘기도 있고 염증이나 혈전이 생기면서 후유증이 오는 것일 수도 있다. 환자가 오랜 기간 격리되면서 심리적인 영향으로 불안증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다른 질병에 비해 특별히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볼만한 근거는 아직 없다는 의견도 있다.

폐섬유화와 같은 합병증은 다른 호흡기 질환을 심하게 앓은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고, 불안감·탈모 등의 증상은 코로나19 자체가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현재까지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한 연구가 대부분 입원 환자와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보다 과장되게 소개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후유증이 있는 분들은 합병증이 있을 수 있지만 후유증의 경우에는 아주 독특한 일부 사례가 크게 보도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70~80%까지도 무증상 비율이 나타나고 80~90%는 감기나 약한 독감을 앓듯 지나가게 된다"고 언급했다.

명 교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지 8~9개월이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2만 명이 넘었는데 아직 큰 후유증이 보고되고 있지는 않다"며 "(탈모, 불안증, 인지력 저하 등은) 원래 그 병을 갖고 있을 수도 있고 코로나19와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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