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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새 이름 달고 날아오를까

등록 2020.09.18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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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사회 분할안 결의…12월1일 출범

물적분할 방식에 논란…증권가선 "호재"

"세계 최고의 배터리 중심기업으로 육성"

"2024년까지 매출액 30조원 돌파 목표"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2020.09.1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2020.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기로 했다. 이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받는 리튬-황 배터리 양산도 수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체급을 줄인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낼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회사분할안을 결의했다. 전문사업 분야에 집중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다.

오는 10월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오는 12월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할 예정이다. 방식은 LG화학이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을 택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배터리 독립 적기…분할방식 두고 논란

LG화학은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하는 현 시점을 회사 분할의 적기로 봤다. 실제로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매출 2조8230억원·영업이익 1555억원의 성과를 냈다.

더불어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한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자금을 적기에 활용할 필요성도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LG화학은 "분할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 사업부문별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를 확립해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며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유연한 조직 운영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분할의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 전지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2020.09.17. (사진=LG화학 제공)

[서울=뉴시스]2020.09.17. (사진=LG화학 제공)

다만 분할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부문을 보고 LG화학에 투자를 했다는 투자자들의 원성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물적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은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을 간접적으로 소유하는 구조가 된다. 분할 소식이 알려진 지난 16일 이후 LG화학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윤재성 연구원은 그러나 "물적분할 이후 기업가치 훼손 요인은 없다"며 "분할방식에 대한 논쟁은 투자포인트를 잊게 만들고 논점을 흐릴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상승이 최초의 투자포인트였을 것이고, 물적분할이 결론적으로 생존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귀결될 것인지만 판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한상원 연구원 역시 "LG화학보다 생산능력이 작지만 중국 CATL이 시가총액이 78조원인 반면 LG화학은 48조원에 불과하다"며 "전지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 어떤 회사 될까…"리튬이온에 이어 리튬황까지"

LG화학은 배터리 신설법인을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중심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를 넘어서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1995년 리튬이온전지 개발을 시작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로 2만2000개의 특허를 내는 등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자동차 뿐 아니라 ESS, 소형, 원통형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로 수많은 글로벌 고객을 확보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것에 발 맞춰 배터리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 GM·포드·크라이슬러, 유럽 폭스바겐·르노·볼보·아우디·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재규어·포르쉐 등을 주요 고객사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주를 확대해 가고 있다.

[서울=뉴시스]무인기에 탑재된 리튬-황 배터리. 2020.09.10. (사진=LG화학 제공)

[서울=뉴시스]무인기에 탑재된 리튬-황 배터리. 2020.09.10.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2017년 말 기준 42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50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한국·미국·중국·유럽 4각 생산체제의 총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는 200GWh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황 배터리를 통한 국내 최초 무인기 최고 고도 비행 테스트에 성공하며 미래 전지의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 당 에너지 밀도를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5배 이상 높인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볍고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전기자동차 뿐 아니라 장기 체공 드론 및 개인용 항공기 등 미래 운송수단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 치열하게 매달리고 있다.

LG화학은 향후 리튬-황 배터리 시제품을 추가 생산해 수일 이상의 장기 체공 비행을 시연할 예정이다. 동시에 2025년 이후 에너지 밀도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2배 이상인 리튬-황 배터리를 양산할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성층권의 극한 환경에서도 리튬황의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이 확인됐다"며 "새로운 배터리를 기다리는 지금 전고체 배터리 만큼이나 LG화학의 리튬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와 관련 LG화학 측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필요한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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