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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이동금지령' 반발 시위…"빈민가만 봉쇄? 시장 사임하라!"

등록 2020.09.21 04: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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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금지령 어기면 최대 8억3000만원 벌금

"빈민가에 차별적 조치 내렸다" 주민 반발

[마드리드=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남쪽 지역의 바예카스구에서는 약 6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동금지령 반대 시위를 벌였다. 2020.9.21.

[마드리드=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남쪽 지역의 바예카스구에서는 약 6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동금지령 반대 시위를 벌였다. 2020.9.21.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작한 일시적인 이동제한령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행정명령이 빈민가에 편파적으로 적용됐다면서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드리드 남쪽 지역의 바예카스구에서는 약 600명의 시위대가 모여 "바예카스는 빈민가(게토·ghetto)가 아니다"고 외쳤다. 시위는 마드리드 인근 37개 구역 중 12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마드리드 자치주는 지난 18일 마드리드와 마드리드 인근 37개 구역 중 6개 지역을 선별해 해당 지역에서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동제한령은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 3월께 발효됐던 이동제한령과 마찬가지로 출·퇴근, 등·하교, 생필품 구매, 의료 목적 등 필수적인 업무 외에 모든 이동이 금지된다. 공원 등 공공 활동 지역도 폐쇄된다. 6명 이상의 모임은 금지다. 식당의 경우 전체 좌석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손님만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수칙을 위반할 경우 600유로(약 83만원)에서 최대 60만 유로(약 8억3000만원)의 벌금의 부과된다. 마드리드 주정부는 이동제한령을 감시하기 위해 검문소 60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동이 제한된 구역들이 마드리드 내에서도 특히 소득수준이 낮고,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정부가 차별적인 조처를 내렸다면서다.

이날 시위가 벌어진 바예카스구의 경우 마드리드에서도 코로나19 감염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마드리드 북쪽에 위치한 부유한 참베리구에 비하면 코로나19 감염률이 6배나 높다.

한 시위 참가자는 "노동자 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적용하길 바란다"며 "여기에는 의료센터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는 "이민자의 삶의 방식"으로 마드리드 내 코로나19가 확산됐다고 발언해 한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실시간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65만9334명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3만495명에 달한다.

8월 초 시작된 2차 확산이 기승을 부리며 지난 10일에는 하루 만에 10만34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3월20일 기록한 하루 최고 기록인 10만854명의 뒤를 잇는 수치다.

이중에서도 마드리드는 전국의 평균 감염자 수의 두 배가 넘는 집중 피해 지역이다.

마드리드의 보건을 담당하는 엔리케 루이스 에스쿠데로는 이날 인터뷰에서 "마드리드 전체를 봉쇄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도시 이동금지령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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