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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北 신형 미사일 위력 어느 정도?…핵탄두 장착 가능할까

등록 2020.09.27 09:50:00수정 2020.10.12 09: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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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보고서

북한, 16차례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 33발 발사

美 미사일 방어 체계 회피할 수 있는 능력 갖춰

신형 미사일 핵탄두 장착시 군사적 파장 극대화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가진 잠재적 위협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핵탄두를 탑재하는 수준까지 갈 경우 동북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북한 단거리미사일 시험발사의 배경과 함의'란 보고서에서 북한 신형 미사일 개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5월부터 올 8월까지 자위적 국방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장사정포, 전술유도무기 등 사정거리 1000㎞ 이하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을 집중적으로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16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 33발을 쐈다.

북한은 무기시험 결과를 언론에 발표하면서 전술유도무기, 대구경장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등 다양한 명칭을 동원해 구체적인 제원 파악에 혼선을 유발했다.

공개된 단거리미사일들은 고체연료로 제작돼 탄두를 기존 미사일에 비해 정밀하게 실어 보낼 수 있다. 고체연료는 이동이 쉽고 발사준비 시간이 짧아진다는 장점 때문에 탐지가 쉽지 않다.

북한이 시험 중인 단거리미사일들은 구형 스커드 미사일보다 정확도가 향상돼 한국 내 미군 기지를 비롯한 한반도 전역, 나아가 일본에까지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기존 300㎜ 다연장로켓(KN-09) 사거리가 약 250㎞였던 것에 비해 신형 단거리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최대 600㎞에 달한다.

러시아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는 19-1 SRBM은 사정거리가 420~450㎞에서 최대 600㎞다. 미국 에이태큼스(ATACMS)와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19-4 SRBM은 최대 400㎞, 다연장로켓으로 불리는 19-5 SRBM은 사거리가 380㎞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신형 단거리미사일들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침투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 미사일들은 50㎞ 이하 저고도로 비행해 적의 레이더에 비행 궤적이 탐지될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차례 발사 중 절반 이상인 11번을 50㎞ 이하로 비행했으며 이 중 4번은 30㎞ 이하로 비행했다. 지난해 5월9일에 발사된 19-1 SRBM 중 1발은 하강궤도로 비행하는 등 궤적 변화를 보여주면서 미사일 방어 침투 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이 모든 단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서 2발 이상을 쏘는 경향을 보인 것은 연속발사 시간을 줄이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19-5 SRBM(초대형방사포)은 2019년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시험발사됐다. 시험이 거듭될수록 연발 사격 시간이 짧아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9월 시험에서는 연사간격이 19분이었으나 올 3월29일 시험에서는 20초까지 단축됐다.

또 미사일 발사 지점이 다양한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은 시험발사 전용부지를 다수의 장소에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공군기지, 공항, 해안가 등 10곳 이상 장소에서 단거리미사일 시험을 했다. 이는 북한이 단거리미사일들을 시험용이 아닌 실전용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미사일을 다량 생산해 다양한 지역과 부대에 배치 운용할 계획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느냐다.

일각에서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사일 전문가인 마이클 엘만(Michael Elleman)은 지난 3월21일에 발사한 19-4 SRBM(전술유도무기)에 2017년 2월에 공개했던 구형 핵폭발 장치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핵미사일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Jefferey Lewis)는 지난해 5월 발사한 19-1 SRBM이 이스칸데르와 달리 긴 전선관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에서 출간된 방위백서 역시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북한 단거리미사일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적(敵)기지 공격력' 확보 명분을 쌓으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아직은 북한이 신형 미사일들에 핵탄두를 장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거리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이익이 불이익보다 작기 때문이다.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한일의 핵무기 개발 의지 촉발, 미국의 전술핵무기 배치, 중러의 핵탄두 탑재에 대한 불만 표시 등이 예상된다. 또 북한이 핵탄두 탑재를 감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제재 수위는 높아질 것이 자명하며 이 경우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 수행에도 심각한 차질이 있을 수 있다.

김보미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당분간 단거리미사일에 핵탄두 탑재를 서두르기보다는 미중 간 대결구도를 주시하면서 단거리미사일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모호성을 유지해 향후 단거리미사일이 신뢰할 수 있는 핵위협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한미일에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억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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