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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우익 역사 교과서, 아베와 함께 사라지나…채택 급감

등록 2020.09.23 17: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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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이쿠호샤' 역사 교과서 채택 1%에 그쳐

시민단체의 반대 운동 덕분인 듯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8월 28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8월 초 재발했다면서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정식으로 밝혔다. 2020.08.28.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8월 28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8월 초 재발했다면서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정식으로 밝혔다. 2020.08.28.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중학교에서 '우익' 역사 교과서의 채택이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니치 신문의 지난 22일 보도에 따르면 2021학년도(2021년 4월∼2022년 3월)부터 4년간 공립 중학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 가운데 우익 사관과 관련 비판을 받은 출판사 이쿠호샤(育鵬社)의 '역사' 교재의 점유율은 1%였다. '공민'은 0.4%였다.

2020학년도에는 역사 6.4%, 공민 5.8%였다. 4년만에 크게 급감했다.

우익 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만드는 모임)'이 직접 교과서 편집에 관여한 지유샤(自由社) 교과서의 점유율은 원래 0.1% 정도였다. 작년 검정에서는 역사 교과서가 "결함이 현저히 많다"며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만드는 모임 계열 교과서는 학교 현장에서 존재감을 한번에 잃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학생 수가 많은 요코하마(横浜)시, 오사카(大阪)시, 가나가와(神奈川)현 후지사와(藤沢)시 등이 이쿠호샤에서 다른 출판사로 역사 교과서 채택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쿠호샤의 교과서 채택을 중단한 지방자치단체는 16개에 달한다. 반대로 2021학년도부터 새롭게 이쿠호샤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한 곳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지역구인 시모노세키(下関)시 뿐이다.

이로써 2021학년도에 공립 중학교가 이쿠호샤 교과서를 채택한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6일 기준 도치기(栃木)현 오다와라(大田原)시, 오키나와(沖縄)현 이시카기(石垣)시, 요나구니쵸(与那国町), 오사카(大阪)부 이즈미사노(泉佐野)시 등 10개 뿐이다.

이 같은 결과는 시민 운동의 덕분으로 보인다.

이쿠호샤 교과서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넷21(넷21)의 스즈키 도시오(鈴木敏夫) 사무국장은 "현장의 교사와 시민의 목소리가 보디블로(큰 타격)처럼 효과가 있었다. 9년 간에 걸친 시민운동의 성과"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교과서 채택은 각 지자체의 교육위원회가 결정한다. 이쿠호샤 교과서를 채택한 지자체 가운데는 '보수' 성향에 가까운 교육장이나 교육위원이 임명돼 채택한 사례가 눈에 띄었다.

현장 교직원의 평가가 낮아도 채택을 강행하거나, 채택 논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었다.

넷21과 함께 수 십 개의 시민단체는 각지에서 이런 채택 방식에 대한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스즈키 사무국장은 여론 변화 영향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개정 논의가 아베씨의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고,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항의하는 #미투(#METOO) 운동 등에 대한 지지도 높아졌다. 이쿠호샤 교과서를 추진하는 극단적인 보수파 정치가의 영향력도 떨어졌다. 이런 경향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6일 사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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