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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탈당 정치인생 최대위기?…지사선거, 총선 영향 미치나

등록 2020.09.23 17: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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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 1000억원대 공사 특혜 수주 의혹 논란 확대 양상

박 의원 "이해충돌 없다" 결백 주장…탈당 놓고 여론 팽팽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3. [email protected]

[영동=뉴시스]  김재광 기자 = 국민의힘 박덕흠 충북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23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몰렸다.

국회 국토교통위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 소유의 건설사가 1000억여 원의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해충돌은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박 의원의 거취 표명을 두고 여론이 팽팽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탈당이 능사가 아니라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연일 박 의원 때리기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당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한 여당, 다수 언론의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끝까지 진실을 소명하면서도 당에는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게 맞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5년간 국토위에서 의정 활동을 했지만 건설업계 고충과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전문성을 발휘하고자 한 것이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운 일이 결단코 없다"며 ”현 정권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희생양 삼아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무소속 의원으로 부당한 정치공세에 맞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성명을 내어 “박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이후로 가족회사의 매출이 오히려 줄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국민을 우롱한 해명이었다”면서 “이해충돌 당사자인 박 의원은 의원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본인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국회의원이 된 박 의원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의원직을 내려놓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부도덕한 의원을 제명해 자정의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5년 간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있으면서 국토부와 산하 기관들이 발주한 공사에 일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기간 박 의원 일가 회사가 공사 수주와 신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25차례에 걸쳐 총 773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고, 신기술 이용료 명목으로 371억 원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그는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재임 당시 충북 음성 골프장을 고가에 매입, 협회에 손해를 끼친 배임 의혹도 받는다. 골프장 인수와 관련한 배임 의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가 맡아 수사하고 있다.

박 의원의 탈당은 차기 충북지사 선거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의원은 같은 당 이종배(충주) 의원과 함께 유력한 차기 야권 충북지사 후보로 거명됐었다.

박 의원 자신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감기관 공사 수주 논란으로 최대 정치위기를 맞은데다, 당적까지 버린 상황이어서 제자리 찾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탈당에 따라 민주당 이시종(3선) 현 지사의 임기 종료 직전 치러질 충북지사 선거 야권 후보는 이 의원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 의원과 함께 충북지사를 지냈던 정우택 전 의원, 박경국 전 충북지사 후보도 야권 충북지사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아직 출마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의원은 차기 충북지사 선거 도전 의향을 묻는 말에 즉답을 피하고 있으나 부인 또한 하지 않았다. 그의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관측이 우세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박 의원이 거취를 표명하면서 동남 4군 총선 구도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박 의원은 지역에서 끈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보여준 정치인으로 통했다.

19·20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해 재선을 거머쥔 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48) 후보를 누르고 3선 고지에 올랐다.
 
19~20대 총선에서도 이용희 민주당 중앙당 상임고문의 아들인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연거푸 10%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누르고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중진 3선 의원으로 동남4군을 확 바꾸겠다"는 그의 포부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코너에 몰린 박 의원이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 결백을 입증하지 못하면 화려한 정치 경력이 끝날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스스로 탈당해 결백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한 만큼 마녀사냥식 추측과 억측은 삼가야 한다"면서 "박 의원이 반드시 위기를 극복한 뒤 복당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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