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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서 미사일 아닌 이동식 발사차량 주인공 될 수도"

등록 2020.10.06 12: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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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이동식 발사차량 등장에 주목

발사 안 할 미사일 대신 차량으로 위협 고조

3월 초대형 방사포 때 이동식 발사차량 공개

[서울=뉴시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고 있다. 2015.10.10.(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고 있다. 2015.10.10.(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오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행사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가운데 신형 미사일뿐만 아니라 이 미사일을 쏘는 데 활용되는 신형 이동식 발사차량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동식 발사차량(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이란 미사일 생존성 향상을 목적으로 발사진지를 신속하게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이 장비는 운반차량과 발사장치를 결합한 형태로 제작된다.

이동식 발사차량은 미사일을 발사관 속에 넣어 둔 채로 보관할 수 있다. 발사장소로 이동할 때는 발사대가 수평상태로 내려지고, 본 발사 때는 발사대가 수직으로 세워진다.

이 장비는 1950년대 구소련이 전차 자제를 개조해 SA-4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결합한 것에서 비롯됐다. 대형 트럭 또는 궤도형 차량을 개조해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이동식 발사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 선임연구원 겸 한국석좌는 6일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외부 관객의 반응을 고려한 최대 기만효과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운 이동형 미사일 차량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평양=AP/뉴시스]17일 맥사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 연습하는 장면이 보인다. 2020.09.18.

[평양=AP/뉴시스]17일 맥사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 연습하는 장면이 보인다. 2020.09.18.

버뮤데즈 석좌는 "북한이 외부관객들에게 기존에 보유한 것보다 길고 큰 발사관을 지닌 이동형 미사일 차량을 선보일 경우 이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이동 차량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북한 전략군이 예상보다 규모가 크고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 국장실(ODNI) 북한 담당관은 지난 2일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과의 화상대담에서 "북한이 어떤 종류의 이동형 미사일 차량 등을 열병식에서 선보일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의소리에 "이번 열병식에서 미사일보다는 신형 미사일 이동 차량 공개 여부가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사일은 직접 발사하지 않는 이상 외부 관객들이 모조품으로 치부해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며 "반면 신형 미사일 이동차량 공개는 실제 북한이 그런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이 열병식에서 선보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용 이동차량의 수량을 늘림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연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대량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지난 5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프로'(NK Pro)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공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판다 연구원은 "평안남도 평성에 위치한 '3월 16일' 자동차 공장이 지난 5월에서 7월 사이 보수됐다"며 "이곳은 지난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ICBM급인 화성-15호의 이동식 발사차량을 시찰한 시설과 연관된 곳으로 ICBM 이동식 발사차량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판다 연구원은 이어 "지난 8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대형 타이어 수입을 증가시켰다. 이는 군사용으로 쉽게 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며 "지난 5월경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평양에서 다리 보수 공사가 이뤄졌고 미림비행장 주위에 새로운 도로가 지어졌다. 이는 발사 차량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 상반기 초대형 방사포 발사 시험 과정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이동식 발사차량을 동원한 바 있다.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3월29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을 분석하며 "이날 시험발사에는 KN-25(초대형 방사포)의 발사차량으로 기존의 4연장 차륜형 TEL(이동발사 차량)이 아니라 6연장 궤도형 TEL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발사차량의 발사관을 4개에서 6개로 늘린 것은 연속사격수 증가로 명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며 바퀴를 무한궤도로 바꾼 것은 비포장된 지역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무한궤도로 비포장된 지역에서 KN-25를 발사하고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은 북한 포병이 한미 양국의 감시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공격을 가하고 반격을 피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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