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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삼중고에 또 '속도전' 꺼내…'80일 전투' 전개

등록 2020.10.06 14: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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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노동당 대회 앞두고 "다시 한 번 총돌격전"

대북제재, 코로나19·수해 속 경제 성과 촉진 '안간힘'

리병철·박정천 파격 승진…수해 복구 軍 기여 평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연말까지 '80일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0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연말까지 '80일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경제 삼중고에 빠진 북한이 내년 1월 당 대회까지 '80일 전투'를 전개하기로 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수해로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최대한 성과를 짜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당 제8차 대회를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기 위해 전당적, 전국가적으로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전개할 데 대한 결심을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당 제8차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연말 전투 기간인 동시에 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의 마지막 계선인 만큼 다시 한 번 총돌격전을 벌릴 것"을 강조했다.

'00일 전투'는 북한이 특정 사업을 전격적으로 밀고 나가 단기간에 성과를 창출하는 '속도전'의 한 방식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두 차례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36년 만에 당 대회(7차)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이를 앞두고 그 해 2~5월 '70일 전투'를 전개했다. 또 당 대회 직후인 6월부터는 '200일 전투'를 벌여 수해 복구 총력전을 펼쳤다.

통신은 이날 회의 보도에서 "당 대회를 맞이할 때마다 거창한 사회주의 대건설 전투를 벌려 위대한 전변의 역사를 안아오고 눈부신 기적을 창조해온 것은 우리 인민의 자랑스러운 투쟁 전통"이라고 선전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연말까지 '80일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0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연말까지 '80일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다시 속도전 카드가 나온 배경에는 삼중고 악재로 피폐해진 경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2016~2020년) 마지막 해를 맞아 그간 추진한 경제 사업의 성과를 과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장기화된 대북 제재에 유례없는 전염병과 자연재난까지 겹치면서 주요 사업들의 결실을 거두기는커녕 자원과 노동력을 민생에 우선 투입해야만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8월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 실패를 시인하고 당 창건일(10월10일)까지 태풍 복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절박한 상황을 방증한다.

북한은 이런 외부의 악조건 속에서도 내년 1월 당 대회 전까지 당초 목표했던 경제 과업들을 최대한 수행하기 위해 '80일 전투'라는 총력전을 기획한 것으로 관측된다.

7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고 보여줘야 내년 8차 당 대회에서 발표할 새로운 비전(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동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수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4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10.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수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4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10.04. [email protected]

또 올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대화를 내려놓고 자력갱생에 주력한 것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도 최소한의 경제 성과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80여일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고 총돌격전을 벌여야 한다는 메시지"라며 "이를 통해 체제 결속을 이끌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을 군 최고계급인 원수로 승진시켰다.

특히 리병철은 대장에서 차수를 거치지 않고 원수 칭호를 받으며 초고속 승진 가도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리병철은 지난 5월 약 7년 동안 공석이었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다.

【서울=뉴시스】 지난 1일 북한 노동신문은 이례적으로 1면 상단에 리병철, 박봉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황해남도 장연군의 태풍피해 복구현장을 찾은 모습을 보도했다. 2020.09.01. (사진=노동신문 캡처)

【서울=뉴시스】 지난 1일 북한 노동신문은 이례적으로 1면 상단에 리병철, 박봉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황해남도 장연군의 태풍피해 복구현장을 찾은 모습을 보도했다. 2020.09.01. (사진=노동신문 캡처)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국무위원회 위원에 선출됐고,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는 군수공업 담당 당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박정천은 지난 5월 차수로 승진했지만, 군 총치국장인 김수길을 제치고 차수에 오른 데 이어 다시 원수에 올라 이목을 끈다.

이들의 파격 승진은 태풍 피해 복구, 코로나19 방역 등 국가적 위기 국면에서 군이 기여한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양 교수는 "리병철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서 군에 대한 당적 지도를 잘 했고, 박정천은 코로나19와 수해 복구에서 군사적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승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리병철의 승진에 비춰보면 북한은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통한 자위적 국방능력 강화를 계속해나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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