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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도 누군가에게 돌을 던졌던 것은 아닐까…'돌멩이'

등록 2020.10.07 11: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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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영화사테이크/리틀빅픽처스 제공)

[서울=뉴시스]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영화사테이크/리틀빅픽처스 제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8살 정도의 지능에 멈춘 30대 청년과 14살 가출 소녀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영화 '돌멩이'는 편견 그리고 믿음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나도 사실 누군가에게 돌을 던졌던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

주인공 '석구'(김대명)는 8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이다. 시골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는 그는 마을 잔치에서 소매치기로 오해를 받게 된 가출 소녀 '은지'(전채은)를 돕고 둘은 어느새 서로에게 보호자 겸 친구가 된다.

그러나 어느 날 밤 '석구'의 정미소에 혼자 있던 '은지'에게 예기치 못했던 사고가 일어나고 그것을 목격한 '김선생'(송윤아)이 '석구'를 아동 성범죄자로 신고하면서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발칵 뒤집어진다. 다정한 이웃이었던 마을 사람들은 하룻밤 만에 '석구'에게 등을 돌리고 매몰차게 배척한다.
[서울=뉴시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영화사테이크/리틀빅픽처스 제공)

[서울=뉴시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영화사테이크/리틀빅픽처스 제공)


'은지'를 보호하고 있던 쉼터의 '김선생'은 둘 사이의 우정이 위험하다고 걱정하며 석구의 범죄를 확신한다. 반면 '석구'를 보살피던 성당의 '노신부'(김의성)는 자신의 신념을 걸고 석구를 옹호한다. 자신이 믿는 것이 맞다고 여기는 둘의 대립은 격화하지만 어느새 사건의 중심에 선 석구는 휘발된다.

영화는 사건의 진실을 좇기 보다 사람들이 지닌 '믿음'과 '시선'을 따라간다. 서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던 이들이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며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감독은 각자가 지닌 그 '믿음'이 사실은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가에 대해 순수한 영혼을 지닌 '석구'를 통해 꼬집는다.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인물들을 마주하게 함으로써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시대의 모습을 오롯이 전달한다.
[서울=뉴시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영화사테이크/리틀빅픽처스 제공)

[서울=뉴시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영화사테이크/리틀빅픽처스 제공)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김대명은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던 주민의 일원에서 점차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송윤아와 김의성은 자신의 신념과 믿음, 그리고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절제된 연기로 소화하며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

송윤아는 시나리오를 덮을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관객들도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사이 삶을 반추하며 영화가 쏘아 올린 질문에 한동안 먹먹한 감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순간에 변해버린 인물들의 온도는 짙은 잔상을 남긴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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