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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66주째 상승세…언제까지 오르나?

등록 2020.10.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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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청약 대기수요 전셋값 상승 요인 늘어

수급불균형 지속에…전셋값 상승 당분간 계속될 듯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 2020.08.13.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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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부르는 게 값이에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택 임대차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에 질문에 "전세 매물 자체가 워낙 귀하다 보니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임대차 보호법 시행 이후에 전셋값을 올려 받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전세 매물이 없어 반전세(보증부 월세)나 월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임대차 보호법 시행으로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이 강화됐지만,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66주 연속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 평균 전셋값도 5억원을 넘겼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전세시장이 불안한 양상이다.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09% 올라 66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고가 전세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4구'(0.10%→0.12%)와 노원구(0.07%→0.14%), 동작구(0.08%→0.12%) 등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강남4구에서는 강남구가 0.09%에서 0.12%, 서초구가 0.07%에서 0.09%로 상승했다. 또 송파구(0.12%→0.13%)와 강동구(0.13%→0.14%)도 전주보다 상승률을 키웠다.

감정원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에 들어서면서 입지가 양호한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잠원동 월드메르디앙(전용면 84.78㎡)는 지난달 19일 전세보증금 7억1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성사돼 이전 최고가인 7억원을 경신했다. 또 노원구 하계1청구(전용면적 84.6㎡)가 지난달 11일 보증금 5억원에 전세 계약돼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서울의 전세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처음 5억원을 넘겼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11만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1년 전(4억6541만원)과 비교하면 4470만원(9.6%) 상승한 것이다. 강남지역(한강이남 11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년 사이 10.2%(5503만원) 올랐고,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의 평균 전셋값은 같은 기간 8.9%(3357만원) 올라 강남지역의 상승률이 강북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시장의 불안은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 여파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임대차보호 3법과 0%대 초저금리 장기화,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영향 등으로 전세 매물은 갈수록 더욱 줄어들고 있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8·4대책 발표 이후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주택임대차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수급불균형이 지속돼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도 갈수록 줄어든다.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덩달아 전세 매물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로 대폭 줄어든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서울과 수도권지역에 13만2000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지만, 착공 뒤 입주까지 최소 3~5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전셋값 오름세는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매물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차 보호법 시행과 3기 신도시 청약 등으로 전세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에도 전세시장에 머무는 사람이 늘어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전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매매수요가 청약을 기다리며 전세수요로 전환하다 보니 수급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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