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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기안기금 지원 2호 되나...심의회 15일 열린다

등록 2020.10.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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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2020.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2020.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제주항공이 40조원 규모로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2호 지원 대상이 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이 기안기금 지원의 기본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금융당국이 검토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15일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자금지원을 검토한다. 금융당국도 제주항공에 기안기금을 지원하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작업을 진행해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안기금 운용심의회가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주항공이 필요한 자금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가 진행 중이다. 실사 결과에 따라 기금 지원 여부도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주항공은 LCC 중 기안기금 신청 요건을 충족하는 곳"이라며 "신청하면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 5월 28일 공식 출범한 기안기금은 7월 7일 기간산업안정기금 홈페이지에 지원신청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과 해운업을 기안기금의 우선 지원업종으로 정했다. 이후 7개 업종(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정유·철강·항공제조 등)을 기안기금 지원대상으로 추가하면서 기금 활용폭을 넓혔으나 기업들의 행보는 이와 대조적이었다.

출범 100일이 넘도록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기업이 없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계속됐다. 지난달 1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결말이 '노딜'(No deal·거래 무산)로 종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기안기금 1호 지원 대상이 됐다.
[서울=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2020.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2020.10.10. [email protected]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업계에서 당초 거론됐던 기안기금 지원대상은 4개 항공사였다"며 "정부에서 기안기금 신청 조건으로 근로자 300명 이상과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등을 내걸었다. 이를 토대로 대상 기업을 산정했을 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4개사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안기금의 기본원칙은 코로나19의 직접 피해를 받은 기업에 한해 지원된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엉뚱하게도 기안기금 1차 수혜자가 아시아나항공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부터 아시아나의 재무적 부실은 계속됐고, 결국 작년 4월 M&A 시장 매물로 나왔다"고 부연했다.

허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적자였던 아시아나에 기안기금이 투입된 것, 기안기금의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을 비판하면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출금리를 연 '7%+α(알파)' 수준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전체 임직원 수가 9000명이 넘는데, 협력사와 계열사 직원까지 합치면 3만명"이라며 "이들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으면 안된다는 이유에서 기안기금 투입이 결정된 상황은 이해한다. 하지만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의 기안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정부와 기안기금 심의회의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원칙에는 맞지 않은 결정이었다. 코로나와 관계없이 아시아나의 재무적 부실이 누적됐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허 교수는 "기안기금 대출금리가 연 7%대의 고금리여서 기업들의 신청이 저조했다"며 "아시아나에는 8%에 가까운 대출금리가 적용됐을 것 같다.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한다면 거의 사채를 쓰는 꼴이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가 제도의 원칙을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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