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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날로그 감성의 청춘 판타지…'안녕까지 30분'

등록 2020.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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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안녕까지 30분' 스틸. (왼쪽부터)'소타' 역의 키타무라 타쿠미와 '아키' 역의 아라타 마켄유.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2020.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안녕까지 30분' 스틸. (왼쪽부터)'소타' 역의 키타무라 타쿠미와 '아키' 역의 아라타 마켄유.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2020.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낡은 카세트테이프가 소리 내며 돌아간다. 한 면이 재생되는 시간은 30분 남짓.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다른 사람의 몸을 빌릴 수 있다면 어떨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꺼리며 벽을 쌓아온 취업준비생 '소타'는 낡은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카세트테이프를 누르는 순간,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키'의 영혼이 소타의 몸으로 들어온다.

밴드 '에콜'의 보컬인 아키는 소타의 몸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사고로 데뷔 직전 해체한 밴드를 재결합하고 홀로 남겨진 여자친구 '카나'의 상처를 치유해주려 한다.

아키의 부탁으로 소타는 몸을 빌려주고 밴드 멤버들을 찾아가 한 명씩 설득하며 다시 함께 음악을 하게 된다. 혼자만의 취미로 음악을 해오던 소타도 어느새 그들과 함께하며 즐거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안녕까지 30분'은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타임 리미티드 판타지 영화다. 카세트테이프가 재생되는 30분 동안 이미 세상을 떠난 이가 다른 사람의 몸을 빌릴 수 있다는 판타지를 바탕으로 청춘들의 성장과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서울=뉴시스]영화 '안녕까지 30분' 스틸.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2020.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안녕까지 30분' 스틸.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2020.10.13. [email protected]

카세트테이프는 극 전개를 이끄는 중요한 매개체다. 이제는 잘 사용하지 않게 된 카세트테이프는 기억 속 아날로그 감성에 젖게 한다. 오랜 추억이 담겨있는 카세트테이프는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이다. 아키에게도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과 여자친구, 밴드 멤버들과의 기억이 오롯이 담겨 있는 물건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 그리고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레트로 감성을 담아 먹먹하게 전한다. 아키를 잃은 슬픔에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애써 다른 일에 몰두하던 카나의 속내를 듣게 된 소타는 "잊지 못해도 괜찮다. 소중한 일이나 소중한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위로한다.

소타가 아키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점점 아키의 영혼이 바뀌는 시간은 짧아진다. 카세트테이프가 덧씌워지듯 소타의 추억으로 새롭게 덮어지는 것. 하지만 "덮어쓴 카세트테이프는 들리지 않아도 모든 시간이 남아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추억은 남는다.

청춘의 열정은 뜨겁고 성장은 눈부시다. 애써 감추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다. 밝고 자신감 넘치는 아키와 달리 우울하고 소극적인 소타는 무기력하게 취직을 준비해왔지만, 조금씩 세상과 마주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
[서울=뉴시스]영화 '안녕까지 30분' 스틸.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2020.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안녕까지 30분' 스틸.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2020.10.13. [email protected]

'안녕까지 30분'은 특히 귀를 즐겁게 한다. 밴드 '에콜'의 노래들로 등장하는 OST는 감성을 자극하며 이야기 몰입도를 높인다. 무대 위의 땀과 열정은 청춘의 싱그러움을 전하며, 현재 진행 중인 또는 잊고 있던 청춘의 여름날을 다시금 깨운다. 배우들이 직접 모든 연주와 노래를 소화했다.

일본의 청춘스타 아라타 마켄유와 키타무라 타쿠미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아라타 마켄유가 아키 역으로 분해 밝고 유쾌한 매력을 선보이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등에 출연했던 키타무라 타쿠미가 세상에 서툰 소타 역으로 아키의 영혼이 들어간 소타까지 1인2역을 펼쳤다.

14일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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