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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공군 열사능 참배…시진핑 '항미원조'에 화답(종합2보)

등록 2020.10.22 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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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항미원조' 강조 후 참배…시기 주목

전승절 참배 이력…中 6·25 참전 계기 처음

金 "피로 쟁취한 승리…희생 잊지 않을 것"

마오쩌둥 장남 마오안잉 묘소에 화환 진정

북중 우호 '역사성' 과시하며 전략적 연대

코로나19 이후 북중관계 발전 의지도 담겨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0.10.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기념해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당위성을 언급한 뒤라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 70돌을 즈음해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으시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毛岸英)의 묘를 찾아 화환을 진정했다. 마오안잉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중공군 총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의 통역으로 참전했다. 1950년 11월25일 평안북도 삭주군에 주둔한 중공군 사령부에서 미군의 폭격을 받아 사망했다.

김 위원장은 "형제적 중국 인민의 우수한 아들, 딸들이 우리 인민의 성스러운 조국해방전쟁(6·25전쟁)에 참전한 때로부터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극히 곤난한 형편에서도 항미원조 보가위국의 기치 밑에 우리를 희생적으로 지지, 성원한 중국인민지원군의 불멸의 공적과 영웅적 위훈은 우리 인민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은 조국해방전쟁의 위대한 승리에 역사적 기여를 했다. 조중(북중)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이 자기 운명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피로써 쟁취한 위대한 승리는 세월이 흐르고 세기가 바뀐 오늘에 와서도 변함없이 실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면서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은 그들의 숭고한 넋과 고결한 희생 정신을 영원토록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박정천 군 총참모장, 김재룡·리일환·김형준 당 부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리선권 외무상, 김명식 해군대장, 김광혁 공군대장, 리영철 회창군 당위원회 위원장, 김인철 회창군 인민위원회 위원장도 참가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0.10.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가 정렬한 가운데 당·정·군 간부들과 함께 중공군 열사탑 앞에 이르자 중국과 북한의 국가가 연주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 당 중앙군사위,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군 명의로 된 화환들이 열사탑에 진정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평양의 중국 우의탑에도 화환을 보냈다. 화환 진정식에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수길·태형철·리룡남·김영환 등 정치국 성원들이 참가했다.

중국은 같은 날 평남 회창군 열사능에 화환을 보냈다. 헌화식에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화교 등이 참가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9일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열린 '위대한 승리 기억, 평화·정의 수호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하면서 6·25전쟁 참전 의의를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0.10.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시 주석은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 평화의 승리, 인민의 승리"라고 말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전했다. '항미원조 보가위국'(抗美援朝 保家衛國·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와 가정과 나라를 지킨다)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명분이다.

이렇게 중국이 6·25전쟁 참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메시지에 호응하는 행보를 보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중국인민열사능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2013, 2018년 7월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60주년, 65주년을 계기로 이 곳을 참배했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미국으로부터 나라를 수호한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다만 중국군의 참전을 기념한 참배는 처음이다. 펑더화이(彭德懷)를 총사령관으로 한 중국인민지원군은 1950년 10월19일 압록강을 넘어 6·25전쟁에 개입했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참배 일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 날을 전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례적인 참배 움직임과 관련, "공식적인 분석은 아니지만 최근 북중 간에 관계가 매우 돈독해지는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오른쪽)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 인민혁명 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 전쟁 70주년 기념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얘기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투 사진과 무기 등이 전시됐다. 2020.10.20.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오른쪽)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 인민혁명 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 전쟁 70주년 기념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얘기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투 사진과 무기 등이 전시됐다. 2020.10.20.

북중 간 전략적 연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6·25전쟁을 매개로 양국관계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친선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우군이 필요하고, 북한도 미국 정권 교체기에 중국과의 연대를 강조해 향후 대미협상에서의 우군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중 국경 봉쇄로 양국 교류협력이 급격히 줄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북중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양 교수는 "현재 코로나로 소원한 관계이나 미국에 대응한 항미원조에 있어서는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굳건한 연대가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났다고 판단하는 시점부터 북중관계는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곧 북중 간 이벤트가 있을 것 같다. 북중 관계의 중요한 신호탄"이라며 "코로나19로 봉쇄된 북중 국경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내년 1월로 예정된 8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5개년 국가경제발전 계획을 발표할 때 중국의 수혈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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