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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키워드로 알아본 美배럿 대법관…'보수 희망' 될까?

등록 2020.10.27 10: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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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방대법관, '보수 6명·진보 3명' 구도

"재판관은 법 그대로 적용해야"…원칙주의

'인공유산·총기 규제·오바마케어' 회귀하나?

[워싱턴=AP/뉴시스]에이미 코니 배럿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13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2020.10.14.

[워싱턴=AP/뉴시스]에이미 코니 배럿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13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2020.10.14.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에이미 코니 배럿(48)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26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보수 성향인 배럿 대법관의 합류로 미국 연방대법관은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 우위 구도로 재편됐다.

AP통신은 종신 임기 자리에 앉게 된 배럿 대법관의 키워드를 교육, 사법 철학, 판례, 종교, 가족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소개했다.

첫 번째는 교육이다.

배럿 대법관은 9명 중 유일한 비(非)아이비리그 출신이다.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교외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석유회사인 셸의 사내 변호사였던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테네시주에 있는 기독교계 학교 로즈 컬리지에서 학부 생활을 마친 그는 인디애나주 노터데임 로스쿨을 수석 졸업했다. 법관들 다수가 동부에서 성장한 데에 비하면 남부와 중부에서 나고 자란 배럿의 어린 시절 역시 법관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제7 연방 순회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하기 전까지 15년간 모교인 노터데임 법대 교수로 활약했다.

두 번째는 법 철학이다.

배럿 대법관은 지난달 26일 대법관 지명을 받는 자리에서 고(故) 앤토닌 스칼리아 전 대법관을 인생의 멘토라고 말했다. 배럿 대법관은 그의 법률 서기를 지낸 바 있다.

스칼리아는 "재판관은 법에 쓰여 있는 그대로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주의자였다. 배럿 대법관은 "스칼리아의 법률 철학은 곧 나의 철학"이라며 그의 노선을 따르겠다고 확실하게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 청문회가 열리는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위대가 손팻말 등을 들고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 찬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10.15.

[워싱턴=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 청문회가 열리는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위대가 손팻말 등을 들고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 찬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10.15.



세 번째는 판례다.

제7 연방 순회 고등법원 판사로 일하던 동안 그는 인공유산, 총기 규제 등을 강하게 반대하며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2018년 법원이 낙태 후 태아를 화장하거나 묻도록 한 인디애나주 낙태 규정에 대한 재고를 거부하자 "낙태는 아이들의 성과 인종 등 속성을 선택하도록 설계된 제도"라며 위헌을 판결했다. 작년에는 인디애나주에서 미성년자 낙태 시 부모의 동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고쳐야 한다고 나서기도 했다.

총기 규제에 대해서는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배럿 대법관은 총기 소지 권리를 명시한 수정헌법 2조를 지지한다. 2109년 그는 흉악 범죄자일지라도 총기 소유의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건강보험(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 일명 오바마케어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지난 2012년 배럿 대법관은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판결을 비판하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내달 10일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대한 오바마케어의 위헌소송 심리를 진행하는데 배럿 대법관의 등장과 함께 민주당의 입김은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워싱턴=AP/뉴시스] 9월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지명자를 위해 마이크를 조정해주고 있다. 2020.10.03.

[워싱턴=AP/뉴시스] 9월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지명자를 위해 마이크를 조정해주고 있다. 2020.10.03.



네 번째는 종교다.

배럿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그의 임명으로 연방대법관 9명 중 7명이 가톨릭 신자가 됐다.

그는 특히 가톨릭 가치를 강조하는 인물이다. 인사청문회에서도 그의 신앙 문제가 수 차례 거론됐다. 그는 2006년 낙태 반대 단체가 후원하는 신문 광고에 서명하거나, 사형 집행 금지 등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기고하기도 했다.

여성의 낙태 권리를 존중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역시 그의 등장으로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그의 인사청문회에서 "독단적인 사상이 당신 안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며 비난했다.

다섯 번째는 가족이다.

인디애나주 검사를 지낸 제시 배럿과 결혼한 그는 아이티에서 입양한 2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홉 번째 대법관이 되어달라"는 말에 "나는 9명의 모임의 일원으로 사는 게 아주 익숙한 사람"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5살인 막내아들 벤저민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배럿은 "벤저민은 형제자매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아이"라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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