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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등록 2020.10.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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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올해 초 코로나19를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들이 매도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였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식이 급락한 3월 중순 이후 주가지수의 흐름을 살펴보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정보 우위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을 올리거나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최근의 주식시장은 이례적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뉴스에서 개인투자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유입됨에 따라 올해 적용 예정이었던 주식 양도소득세 관련 대주주 기준에 대한 반발이 거세어졌고, 이는 최근 정치권에서 커다란 문제가 되었다. 인터넷에서는 주식투자와 관련된 각종 글과 동영상이 넘쳐난다.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많은 개인에게 주식투자가 자산 증식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올해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이후 증권 시장에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의 상당수는 20대와 30대이다.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가 장기간 낮게 유지되고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는 젊은 세대가 주식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양상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국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때문이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에 해당 기업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 흐름을 반영한다.

기업이 미래에 높은 수익을 거둘 것이라 예상된다면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라면 주식의 가치가 내려간다. 이는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해당 기업의 지분 일부를 소유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주식 보유자는 기업 이익의 일정 부분에 대해 권리를 갖기 때문이다.

즉, 주식의 가치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 따라서 주식시장과 실물경제는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전반적인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어 현금 흐름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며, 경제를 둘러싼 수많은 불확실성 때문에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기업의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섣불리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주식의 가치가 상승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여파로 유동성이 증가하였고,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시장에 참가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이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주가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던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재무 상태가 좋지 못한 기업의 주식을 상당수 매수한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그 원인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매수하는 현상을 지목하였으며, 이에 따른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주식시장에서 개별 종목의 주가와 수익률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인 펀드 매니저가 유망한 종목을 직접 선정하여 구성한 이른바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의 수익률(또는 이러한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도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능가하는 펀드도 존재하고,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내는 개인투자자 역시 존재한다.

다만, 주식투자에는 예나 지금이나 상당한 위험(risk)이 따르며, 이에 따른 이익도 손실도 투자자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코로나 사태를 성공적으로 통제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는 올해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가 받은 충격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일부 계층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상당수의 기업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실물경제와 괴리되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일말의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신중한 선택을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

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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