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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원전 멈췄지만 한전은 호실적…'연료비 연동제' 힘 받나

등록 2020.11.12 16:11:13수정 2020.11.12 17: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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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원전 이용률 73.8%로 0.7%p↓

영업익 914.7%↑…순이익은 흑자 전환

원전보다 유가에 더 취약한 재무구조

한전,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 곧 나올 듯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주시 양남면 위치한 월성원자력발전소. 2020.10.19.lmy@newsis.com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주시 양남면 위치한 월성원자력발전소.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올여름 태풍 영향으로 원자력발전소가 줄줄이 멈췄지만 한국전력의 실적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한전의 재무구조는 원전 이용률보다 국제 연료가격과 환율 변동에 더 취약하다는 뜻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에 원가를 반영한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 한전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3분기(9월 말)까지 평균 원전 이용률은 73.8%로 전년 대비 0.7%포인트(p) 하락했다.

이 기간 한전의 누적 영업이익은 914.7% 늘어난 3조1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조507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흔히 야권을 중심으로 한 탈원전 반대 진영에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탓에 한전 실적이 부진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실적을 보면 이 주장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지난 9월 초에는 월성 2·3호기,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 등 원전 6기가 태풍 피해로 자동 정지됐다. 당시 변압기 관련 설비가 태풍에 실려 온 염분에 노출되면서 원전 운영에 문제가 발생했다.

한전 실적은 원전보다 국제 연료가격과의 상관관계가 더 명확하다. 해외에서 원료를 대부분 수입해오기 때문에 유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유가가 지속되던 지난 2015~2016년 당시 한전은 10조가 넘는 대규모 흑자를 냈다. 반대로 유가가 상대적으로 비쌌던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한전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로만 23조7252억원을 썼다. 지난해보다는 3조9000억원가량이 덜 들어갔다. 이는 국제 연료가격에 영향을 받는 비용인데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

유가가 오르면 한전에서 그 부담을 떠안지만, 반대로 유가가 내려가도 그 혜택은 소비자인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원가가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고 고정돼있는 탓이다.

이에 한전의 새 전기요금 체계에는 연료비 연동제가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외부 변수에 따라 '조 단위'로 움직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세종=뉴시스]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진=한국전력 제공)

[세종=뉴시스]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진=한국전력 제공)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가격 변동에 따른 연료비 증감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다. 또한 다음 달 변동 요금을 미리 알려 고객의 합리적인 전기 소비와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제도는 지난 2011년에 실제로 도입됐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14년 5월 폐지된 바 있다.

한전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은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전은 올해 안으로 개편안을 마련해 정부 인가를 취득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제는 우리나라도 미래 지향적 전기요금 체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원료비 등 원가 변동 요인과 외부 비용이 적기에 탄력적으로 반영되는 요금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

한전 관계자는 "회사 경영 여건이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 등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며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해 요금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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