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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하면…경영권은 어디로

등록 2020.11.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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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진칼 지원해 아시아나 인수 거론돼

산은 3대 주주 오르면 KCGI 입지 크게 줄어

KCGI "아시아나 인수 논의 전혀 없어" 반발

조원태 회장 경영권 장악 유리해질듯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하면…경영권은 어디로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그간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KCGI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KCGI 측은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나 임시 주주총회 개최 요구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진칼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 지분(30.77%)를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산은 등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현물 출자 하는 방식 등도 언급되는 중이다.

이 경우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지분을 얻게 돼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산은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올라선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백기사 역할을 맡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43% 수준이고 KCGI, 반도건설 등 3자연합 측 지분은 46.71%으로 조 회장 측 지분을 앞선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지분을 얻게 되면 3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이 새로 들어오게 되면 조 회장 측 지분과 3자연합 측 지분 모두 희석되게 된다.

경영권 분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진칼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 13일 전 거래일 대비 8.25% 하락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에 따른 재무 개선 기대감에 7.79% 올랐고 대한항공은 2.64% 약세로 마감했다.

3자 연합 측은 '산은이 주주로 등장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추진되면 산은이 조원태 회장 등 한진그룹 일가를 밀어주는 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해 협의가 전혀 없었으며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3자 연합은 여러 대응 방안 중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유상증자를 통해 새 주주가 들어오는 것을 법원을 통해 막겠다는 것이다. 또 임시 주주총회 개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하지 않고 있던 방안도 요구할 계획이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자 연합 측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실상 패배한 이후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무기한 연기돼 왔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라며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 피해와 주주·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검토와 투명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칼은 기발행된 신주인수권의 행사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현재 외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한진칼이 아니라 대한항공"이라고 지적했다.

KCGI 측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주총까지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전에도 면담을 요청하는 여러 서한을 한진그룹에 보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에 대해서는 "대주주인 우리와 상의가 돼야 할 문제지만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로 향하는지도 들여다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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