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출소한 뒤 '교도소 가라' 환청에 강도짓 50대 징역형

법원 "죄질 나쁘지만, 정신장애 영향 고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교도소에 가라'는 환청을 듣고 강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5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특수강도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1999년 8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살인죄 등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아 지난해 3월 출소했다.

출소 18개월이 지난 올해 9월 A씨는 편의점 강도를 계획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한 그는 제주 도내 한 편의점에 들어가 현금 18만원을 빼앗았다.

그의 범행은 평범하지 않았다.

흉기로 피해자를 제압한 그는 "돈을 내놓고, 신고하라"는 말을 하고, 피해자가 도망치자 유유히 맥주를 꺼내 마시는 이상 행동을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가라'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충격이 상당해 보인다"며 "특히 피고인은 누범기간 중에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교도소에 가라'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는 등 정신장애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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