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여의도 and]민심이냐 당심이냐…野 경선에 '시민후보' 바람 불까

등록 2020.11.22 10: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민의힘, 보궐선거 경선서 여론조사 비중 높여

'인물난' 극복, 조직력 약한 정치 신인 기회 확대

"후보들 고만고만…당원투표 20%서 승부날 수도"

'시민후보' 기대 높아…100% 여론조사 목소리도

"이번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 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6일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6일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개방형 경선'을 추진하면서 당 안팎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에 일반시민 여론조사 100%, 본경선에 일반시민 여론조사 80%, 당원투표 20%를 반영하는 경선 규칙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일반 유권자와 당원의 비율이 50 대 50으로 돼 있는 현행 당규를 고려하면 예비경선 100%, 본경선 80% 일반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상당히 '획기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보궐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경선에 끌어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셈이 된다.

아울러 조직력이 약한 정치 신인이나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의외의 인사가 경선판에 뛰어들 경우, 이들에 대한 민의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보궐선거 투표율이 대체로 낮았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에서 뚜렷하게 두곽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는 만큼 일반시민 참여를 높여도 결국엔 '조직력'으로 승부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경선·공천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거론되는 사람들을 놓고 보면 여론조사가 고만고만할 수 있다"며 "결국 당심(黨心)으로 판가름이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바꾸기 위해 아둥바둥해도 26% 투표율이었다"며 "모바일 투표 경험이 부족한 국민의힘이 '흥행몰이'에 성공하지 못하는 한 현재 상황에서는 조직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짚었다.

한쪽에서는 일반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커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상대 당의 지지층이 국민의힘 후보 중에 경쟁력 있는 인사를 떨어뜨리기 위해 '역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준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시민 여론조사의 경우, 응답률 등 목표를 정해 모수(母數)를 크게 할 수 있다"며 "역선택이 있겠지만, 모수를 키우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상훈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선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상훈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선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2. [email protected]

역선택 우려, 당심 왜곡 등 아직까지 여론조사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이번 경선 규칙이 민심(民心)을 더 반영한 경쟁력 있는 '시민 후보'를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큰 편이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이번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이번 만큼은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100%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당원 투표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졌던 이명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겨서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일반시민 여론조사가 비중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당내 중진의원들과 만찬에서 "본선에서 이기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됐든 간에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게 최선이라는 의미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가동하고 본격적인 보궐선거 국면에 돌입할 계획이다. 공관위는 경선 과정에서 여성·청년·정치 신인에 대한 가산점 부여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다만 여성 가산점의 경우, 경선 규칙 확정 전부터 반영 비율을 두고 한 차례 논란이 된 바가 있어 본경선 과정에서 '후폭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 후보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룰(규칙)을 충분히 바꿀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생각지도 못한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올 때, 신인 가산점이든 여성 가산점이든 당에서 후보가 '게임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