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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야반도주·더그아웃 습격…KBO 사고뭉치 외인들

등록 2020.11.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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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눈치챈 부인 한국 쫒아오자 고국으로 도망

방출 후 소속팀 구단 마크를 과녁삼아 사격 연습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1사 1,2루에서 NC 알테어가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덕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0.11.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1사 1,2루에서 NC 알테어가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덕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0.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의 주인공은 애런 알테어(NC 다이노스)였다. 승부를 가르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것도, 경기 외적으로 가장 화제를 모은 것도 그였다.

데일리 MVP로 뽑힌 알테어는 마스크 착용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시상식을 거부했다. 화들짝 놀란 구단 관계자들이 끝까지 설득했지만 알테어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평소에는 마스크를 잘 착용한다"는 구단 관계자의 해명과 달리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 한국시리즈 개회식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포착되면서 비난이 커졌다.

NC는 부랴부랴 "알테어가 본인의 어려움으로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것을 미안해하며 정부와 KBO리그 방역지침 따르겠다고 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KBO는 선수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준수 사례 처벌 규정에 의거, 알테어에게 벌금 20만원을 부과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도입…팀 훈련 거부·야반도주 등 '천태만상'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1998년이다. 이후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뛰어난 성적과 모범적인 태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들도 있지만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말썽을 일으킨 이들도 있었다. 알테어 정도는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2013년 NC에서 뛰었던 아담 윌크는 "메이저리그에선 이런 식으로 안 한다"며 팀 훈련을 거부했다. 당시 팀을 이끌던 김경문 감독이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할 정도였다.

시즌 중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SNS에 '힘을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 힘을 가진 게 모든 악의 근원이다. 이런 바보 같은 상황이 모두 끝나길 바란다'는 의미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퇴출당한 아담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국 생활은 전쟁 위협 때문에 항상 불안했다", "NC가 약속과 달리 허름한 숙소를 제공했다"는 황당한 인터뷰로 구단에 상처를 남겼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 대 LG 트윈스 경기, 5회말 원아웃 주자 2, 3루 LG 로니가 삼진을 당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17.07.2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 대 LG 트윈스 경기, 5회말 원아웃 주자 2, 3루 LG 로니가 삼진을 당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17.07.27. [email protected]

2001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양치기' 발비노 갈베스는 사고뭉치 외국인 선수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시즌 중 삼성에 합류한 그는 뛰어난 기량으로 빠르게 10승을 달성,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다 어머니 병환을 이유로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 문제는 약속된 날짜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다급해진 삼성은 한 달 보름여 만에 갈베스를 한국으로 데리고 오는 데 성공했지만, 가을야구에서 부진해 아쉬움만 남겼다.

같은 해 한화 이글스에서 뛴 호세 누네스도 잊을 수 없는 문제아다. 불륜을 저지른 누네스는 부인이 이를 눈치채고 한국으로 쫓아오자,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망갔다.

이후 팀으로 돌아왔지만 그라운드에서도 실망만 안겼다. 결국 부진한 성적 끝에 짐을 싸야 했다.

로니, 2군행 결정 다음날 귀국행 비행기…LG '임의탈퇴' 처분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갈베스와 누네스와 달리 그대로 팀을 떠나버린 외국인 선수도 있다.

2017년 '잠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던 제임스 로니는 황당하게 구단과 이별했다. 7월18일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와 계약한 그는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8월 26일 2군행 지시를 받자 하루 뒤인 27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결국 LG는 29일 로니의 임의탈퇴를 발표했다.

2001년 두산 베어스에서 뛴 트로이 니일도 어처구니없이 팀과 헤어졌다. 먼저 퇴출된 동료 외국인 선수 마이크 파머의 송별회를 열어 주다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경찰에 입건된 니일은 17경기 출장 기록만 남기고 방출됐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난투극도 있었다.
【서울=뉴시스】부상으로 '몸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감독과 언쟁까지 벌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표출했다. 사진은 지난 3월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스캇의 모습. (사진 = 뉴시스 DB)

【서울=뉴시스】부상으로 '몸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감독과 언쟁까지 벌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표출했다. 사진은 지난 3월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스캇의 모습. (사진 = 뉴시스 DB)

'악동의 대명사' 펠릭스 호세는 여러 차례 몸 싸움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호세는 1999년 삼성과 플레이오프 7차전, 관중석에서 맥주캔 등이 날아오자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집어 던졌다.

팬들과 선수들이 대치하면서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호세는 2001년에 삼성 투수 배영수, 2006년에 SK 투수 신승현의 몸에 맞는 공에 흥분해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SK 와이번스 틸슨 브리또는 2004년 삼성과 경기 중 빈볼시비에 분을 삭히지 못하고, 원정 더그아웃으로 쳐들어갔다.

싸움을 말리기 위해 SK 선수들까지 나서면서 더그아웃에서는 집단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SK 투수 호세 카브레라는 삼성 김응용 감독에게 달려들었지만, 김 감독에게 헤드록을 당하기도 했다. 

SK는 2014년에도 외국인 선수의 돌발 행동으로 진땀을 흘렸다. 감독에게 대놓고 반발한 루크 스캇 때문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스캇은 잦은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 더그아웃 앞 그라운드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만수 감독에게 "겁쟁이(Coward)", "거짓말쟁이(Liar)" 등 노골적 불만을 표시했다. 이튿날 SK는 "스캇이 팀에 저해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다"며 스캇을 방출했다.

그해 SK 유니폼을 입고 있던 조조 레이예스는 팀을 떠난 뒤 구단 마크를 과녁 삼아 사격하는 영상을 SNS에 올려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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